해상난민 밀려드는 영국, 알바니아에 난민 수속캠프 추진

입력 2021-11-18 16:32  

해상난민 밀려드는 영국, 알바니아에 난민 수속캠프 추진
"국내 수용보다 비용은 2배…심사 장기화로 난민 억제효과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영국이 작은 보트를 타고 영불해협을 건너 밀려오는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바니아에 난민 수속 캠프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일간 더타임스(The Times)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각료들은 난민센터 설립을 위한 다른 나라들과의 이전 협상이 실패한 것과 달리 알바니아와의 장관급 협상 타결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작은 보트를 타고 영국 해안에 도착하는 난민들은 7일 안에 항공기로 알바니아 난민센터로 이송돼 난민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생활하게 된다.
망명 신청자들을 2천400㎞ 이상 떨어진 발칸반도의 알바니아 난민센터에 수용하는 데에는 국내에 수용하는 것보다 배 이상 많은 1인당 10만 파운드(약 1억6천만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영국 정부의 이런 계획은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영불해협 난민 위기가 계속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드러난 것이다.
지난 11일 하루에만 1천185명이라는 기록적인 숫자가 보트로 영국 해변에 도착했고 지난 16일에도 1천 명 이상이 바다를 건넜다.
국경수비대 함정이 난민 보트를 해상에서 영해 밖으로 밀어낼 수 있게 허용하는 법안도 추진 중이지만 법적 걸림돌이 많아 정부 내에서도 '실행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프랑스와의 관계 악화도 난민 차단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한 장관은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다른 방법은 모두 효과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해외에 난민 캠프를 만드는 게 최선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난민캠프 유치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해온 알바니아 정부 측의 변화도 감지된다. 올타 자카 알바니아 외무장관은 지난달 초 알바니아 난민센터 가능성이 처음 제기됐을 때 '가짜뉴스'라고 주장했으나, 최근 런던 주재 알바니아 관리들은 양국 간 비공식적 장관급 협상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영국 정부는 해외 난민센터가 실현되면 영국에 망명을 신청할 경우 난민 심사가 진행되는 오랜 기간 해외 난민센터에서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이 난민들이 보트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것을 막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이 방안의 모델인 호주는 불법 이민 차단을 위한 난민센터를 2013년 파푸아뉴기니에 설치한 뒤 한 해 2만 명에 달하던 해상 망명 신청자가 160명으로 급감했고 다음 해에는 0명으로 줄어드는 것을 경험했다.
하지만 영국과 알바니아 정부 간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해외 난민 캠프가 실현되려면 영국에 도착한 난민을 해외로 이송하는 것을 허용하는 법률이 필요하다.
현재 이런 내용을 담은 '국적 및 국경' 법안이 하원 위원회 단계에 있으며 내년 봄 왕실 승인을 받을 예정이어서 시행은 그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