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보도…"자율주행 뒷받침할 프로세서 개발 상당 부분 마쳐"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이르면 2025년께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전기자동차를 내놓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완전 자율주행에 다시 초점을 맞춰 전기차를 개발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2014년부터 일명 '애플카' 사업을 추진하는 특별 프로젝트 팀인 '프로젝트 타이탄'을 운영해왔다.
이 팀은 최근 몇 년간 조향·가속에 초점을 맞춘 제한적인 자율주행차 모델과 아예 사람의 조작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 버전을 동시에 탐색해왔다.
그런데 새로운 팀장인 애플워치 소프트웨어 부문 임원 케빈 린치의 지휘 아래에서 완전 자율주행 옵션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전까지 이 팀을 이끌던 더그 필드는 지난 9월 포드자동차로 이적했다.
특히 애플은 최근 자율주행 시스템을 뒷받침할 칩(반도체)을 개발하는 주요 이정표에 도달했다고 한 관계자는 말했다. 애플카에 탑재될 이 프로세서 개발의 핵심적 작업이 상당 부분 완료됐다는 것이다.
이 애플카 칩은 아이폰과 맥 등에 들어가는 프로세서인 '애플 실리콘' 개발팀이 설계한 것으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조율하는 작업도 이미 이뤄졌다.
이 칩은 또 자율주행을 관장하는 인공지능(AI)을 처리할 뉴럴 프로세서로 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따라 애플은 곧 도로 테스트에 나설 전망이다. 캘리포니아주 차량국(DMV)에 따르면 애플은 자율주행 실험용 렉서스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69대 보유하고 있다.
애플은 내부적으로 5∼7년 뒤로 잡았던 개발 일정을 앞당겨 4년 뒤인 2025년 자율주행차를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이 일정은 여전히 유동적이라면서 이 목표를 맞추지 못할 경우 출시 일정을 연기하거나 미흡한 자율주행 능력을 갖춘 전기차를 내놓을 수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반면 목표를 달성하면 애플카에는 운전대와 페달이 없고, 차량 실내는 이런 특성에 맞춰 설계될 전망이다. 다만 비상시 운전자가 차량을 통제할 수 있는 모드를 장착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애플이 논의한 옵션 중 하나는 리무진 차량처럼 승객들이 차 양옆의 좌석에 앉아 서로를 마주 보는 형태다.
또 대형 아이패드 같은 터치스크린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차량 중앙에 설치돼 승객들이 이를 통해 상호작용하도록 하는 디자인도 검토됐다.
이 차는 아이폰 같은 애플의 기존 기기·서비스와 긴밀히 통합된다.
자동차 제조에 문외한인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를 만들려면 다른 업체와 손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때 현대자동차와도 생산 협력이 논의됐지만 이후 중단됐다.
애플은 이날 보도에 대해 블룸버그에 논평을 거부했다.
블룸버그는 완전 자율주행이 몇 년 새 자동차 업계에서 쉽게 이룰 수 없는 '성배'가 됐다고 지적했다.
한때 완성차 업체는 물론 구글·테슬라·우버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까지 뛰어들어 치열한 기술 개발 경쟁에 나서면서 이르면 2020년께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수 있다는 청사진과 목표가 제시됐지만 완전 자율주행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먼 것으로 판명됐다.
프로젝트 타이탄 내부에서도 2025년 개발 일정에 회의적인 사람들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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