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시 최종 낙점되나…'2030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 달성 속도
백악관-의회 인사들과 반도체 공급망 문제 논의…"민간외교관 역할"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김철선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2공장 부지를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종 후보지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파운드리 제1공장이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이어 제2 공장을 미국 현지에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새 공장 부지 확정과 함께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 목표를 위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최종 후보지는 어디…테일러시 유력
2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이 부회장은 워싱턴D.C에서 백악관 고위 관계자 및 미 의회 핵심 의원들과 잇따라 만나 반도체 2공장을 포함한 반도체 공급망 현안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미국 파운드리 공장투자를 사실상 결정하고 백악관 측에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을 만난 미 의회 소식통은 "공장 후보지를 압축해 금명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23일 혹은 24일에 귀국하는 대로 최종 후보지를 발표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까지 제2파운드리 공장 후보지로 가장 유력한 곳은 삼성의 기존 반도체 공장이 있는 오스틴과 테일러시가 꼽힌다.
특히 오스틴에 인접한 테일러시는 파격적인 인센티브까지 약속하며 삼성의 170억달러(약 20조원) 반도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
삼성전자와 인센티브 협상을 벌여온 테일러시, 테일러시 독립교육구, 윌리엄슨 카운티 등 3곳 모두 인센티브 조치를 승인해 최종 판세는 테일러시로 기운 형국이다.
이외에 애리조나 인근 굿이어 및 퀸크리크, 뉴욕의 제네시카운티 등 3개 도시도 삼성전자 공장 유치를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 2030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 달성 속도전
삼성전자는 공장 부지 확정 후 본격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를 향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사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공장 증설은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와의 격차를 좁히고, 인텔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 측면이 있었다.
특히 TSMC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미 애리조나에 6개의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대미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반도체 1위 기업인 인텔 역시 파운드리 사업을 다시 강화하기로 하는 등 선두 기업 간의 경쟁이 갈수록 격화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미국에 첨단 파운드리 라인을 건설해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응하는 동시에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부문 1위 달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부문의 투자 규모를 종전 133조원에서 171조원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8월 이 부회장의 가석방 이후에는 향후 3년간 투자 규모를 240조원(국내 180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를 재확인했다.
고가의 첨단 극자외선(EUV) 장비가 구축될 미국 제2파운드리 공장에서는 차세대 초미세 공정인 3나노미터(㎚)의 시스템 반도체가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생산라인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신규 라인이 생기면 파운드리 생산 능력이 확대돼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 목표에도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공급망 안정화 노력·양국 우호증진 기여하는 민간 외교관 역할"
한편 재계는 이 부회장이 이번 미국 출장길에 미 정계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면서 '민간 외교관'의 역할도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특히 정계 인사들을 만나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삼성의 역할에 대해서도 폭넓은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파운드리 제2공장 건설뿐만 아니라 지난해 8월 가동에 들어간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평택 2라인과 내년 하반기에 완공되는 평택 3라인 등을 통해 반도체 공급망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미 연방의회 반도체 인센티브 법안을 담당하는 핵심 의원들도 만나 관련 법안 통과에 대한 협조도 요청했다.
그동안 우리 기업과 정부는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 등이 총 44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를 약속한 이후 미국 내 인센티브 법안 논의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에 대한 차별 없는 지원을 보장해달라고 지속해서 요구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미국 정계 핵심 인사들을 만나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노력과 한미 양국의 우호 증진에 기여하는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위상이 한층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이번 방미 일정은 정부가 가석방의 이유로 제시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 경제 상황과 글로벌경제 환경에 대한 고려'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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