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태양광 발전소 지어 600㎿ 공급…이스라엘 탈염수 2억㎥ 제공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동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 문제 등을 둘러싸고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재생에너지와 수자원을 맞바꾸기로 했다.
이스라엘 에너지부는 2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요르단, UAE, 미국과 에너지 및 물 교환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협정의 핵심은 요르단에서 생산한 600메가와트(MW)의 친환경 전기와 이스라엘이 바닷물에서 염분을 제거한 용수 2억㎥를 맞바꾸는 것이다.
양해각서의 이행 기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카린 엘하라르 이스라엘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요르단과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모든 중동 지역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이는 기후 위기 대응에 국가 간 공조가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해각서 이행을 위해 요르단은 UAE의 기술로 사막에 태양광 발전소를 짓고, 이스라엘은 요르단에 용수 공급을 늘리기 위해 탈염 시설을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통해 탄소 배출량 저감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한층 깊어진 가운데,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협력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국가 간 공조의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요르단과 이스라엘은 1994년 평화협약을 체결했지만, 역사적으로 안보와 외교 등 분야에서 서로에게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해왔다.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통해 이스라엘이 요르단에 속해있던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이후 동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을 둘러싼 갈등도 적지 않았다.
지난 3월에는 요르단 왕세자 일행의 알아크사 사원 방문 과정에서 의전 문제로 양측이 갈등했고, 이후 요르단은 베냐민 네타냐후 당시 이스라엘 총리가 탄 비행기의 영공 진입을 막아 이스라엘 총리의 역사적인 첫 UAE 방문을 무산시켰다.
다만, UAE의 제안과 미국의 중재로 시작된 양측의 협상 와중에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가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비밀리에 접촉하고, 이스라엘이 요르단에 용수 수출을 2배로 늘리는 등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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