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 재판 끝에 배심원 평결 시작…경찰, 폭동·시위 대비 나서
(애틀랜타= 연합뉴스) 이종원 통신원 = 비무장 흑인 청년 총격 살해 혐의를 받는 아버지와 아들 등 백인 피고인 3명의 유무죄 평결을 앞두고 미국 조지아주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현지언론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이날 조지아주 글린 카운티 법원에서 백인 남성 그레고리 맥마이클(64)과 그의 아들 트래비스 맥마이클(34), 윌리엄 브라이언(52)에 대한 모든 공판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11명의 백인과 1명의 흑인으로 구성된 배심원은 이날 유무죄 평결 절차에 돌입했다.
이들 3명은 지난해 2월 23일 조지아주 브런즈윅에서 흑인 남성 아머드 아버리(25)를 총으로 쏘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일대에서 발생한 불법 침입 사건의 용의자로 여겨 아버리를 뒤쫓았고, 아버리가 저항하는 바람에 총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건 발생 3개월이 지나도록 체포·기소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5월 비무장 상태로 조깅하던 아버리에게 총을 세 발 쏘는 휴대전화 영상이 공개됐다. 결국 이들 3명은 사건 발생 73일 만에 타지역 검찰에 의해 살인죄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지난해 5월 체포과정에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맞물려 미국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지난해 애틀랜타 일대에서 대규모 시위와 폭력 사태가 발생하는 계기도 됐다.
지난 10월 18일 시작된 이들의 재판은 1개월간 30여 명의 증인이 출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재판 과정에서 저명한 인권 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 등 흑인사회 지도자들이 재판을 방청하며 피고인들의 엄벌을 촉구했다.
이날 최후 변론에서 린다 두니코스키 검사는 "피고인은 피해자 아버리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는 상태에서 분노 때문에 피해자를 쫓았다"며 "단지 흑인 남성이 거리를 뛰어다니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총을 쏘았다"고 말했다.
반면 피고인 측 로라 호그 변호사는 "맥마이클 부자는 시민 체포법에 규정된 적법한 권리에 따라 절도 용의자를 추적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애틀랜타 등 조지아주 경찰은 평결 결과에 따라 시위 등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애틀랜타 경찰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재판 결과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으며, 주민 안전을 위해 어떠한 시위에도 대비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표현의 자유는 보장하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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