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정부는 미국 요청에 따라 방출키로 한 국가비축유를 연내 입찰 절차를 거쳐 내년 3월까지 시장에 내놓는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미국이 국제 유가를 안정시킬 목적으로 전략적 비축유 5천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한 것에 동조하는 협조 방출을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이날 공식 발표하는 비축유 방출량은 국내 수요의 1~2일분에 해당하는 420만 배럴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일본의 석유비축사업은 국가비축과 석유회사에 의무화된 민간비축, 산유국과 연계하는 공동비축 등 3가지 형태로 이뤄진다.
지난 9월 말 시점에서 국가 145일분, 민간 90일분, 산유국 연계 6일분 등 국내 수요의 241일분을 비축해 놓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가운데 국가비축분 1~2일분을 방출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방출을 검토할 예정이다.
일본이 비축유를 내놓는 것은 동일본대지진 및 리비아 정세 악화로 민간비축유를 방출했던 2011년 이후 10년 만이고, 국가비축유를 푸는 것은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에 시장에 내놓는 국가비축유 입찰 절차를 연내에 밟아 내년 3월까지 민간사업자에 넘길 예정이다.
국가비축유 매각 수입은 휘발유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보조금의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19일 확정한 경제대책에 휘발유 소매가격이 리터(L)당 170엔을 넘어갈 경우 최대 5엔을 도매업자에게 지원해 유가 안정화를 도모한다는 정책을 담았다.
지난 15일 시점에서 일본의 보통 휘발유 전국 평균소매가는 리터당 168.9엔(약 1천748원)을 기록하는 등 약 7년 3개월 만에 최고가를 찍었다.
그러나 며칠 분의 비축유를 방출하는 것이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수급 불균형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유가를 안정시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 정부가 주요 소비국과 협력해 비축유 공동 방출 계획을 밝히고 일본 정부도 동참하기로 했지만 원유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낼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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