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프간 정세 변화로 이슬람 무장세력 새로운 표적"

입력 2021-11-24 12:08   수정 2021-11-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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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아프간 정세 변화로 이슬람 무장세력 새로운 표적"
미국 외교전문지 "IS-K 아프간 이슬람 사원 공격, 위구르족 탄압 중국 겨냥"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미군 철수 후 아프가니스탄 지역을 둘러싼 역학이 급변하면서 중국이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의 새로운 표적이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23일(현지시간) "중국은 어떻게 이슬람 성전주의자의 새로운 표적이 됐나"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과 이슬람 무장세력 간 관계 변화를 짚었다.
FP에 따르면 최근까지 중국과 주요 이슬람 무장세력 간 관계는 다소 복잡하긴 했지만 서로를 노골적으로 적대하는 관계로 악화한 적은 없었다.
중국이 무슬림이 대부분인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이슬람 무장세력들은 오랜기간 서방 국가만을 주된 표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탈레반이 아프간을 통치하던 시기에도 중국은 아프간에 정착한 위구르족 무슬림 단속을 주문하면서 그 대가로 배후에서 탈레반과 협력을 모색했다.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는 테러 직후 당시 중국을 미국과 각을 세우는 세력으로 인식해 '적의 적은 나의 친구'라는 논리에 따라 잠재적 동반자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2010년대 들어 알카에다와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인 이슬람국가(IS)가 위구르족 문제를 두고 중국을 '저격'하는 성명을 몇 차례 냈으나, 대부분 수위가 낮았고 중국이 주요 표적이 되는 사태로 악화한 적은 없다.
그러나 최근 아프간 지역에서 정세가 급격히 변하면서 이런 관계도 뒤바뀌게 됐다.
이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지난달 8일 아프간 북부 이슬람 사원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테러다.
테러 배후를 주장한 IS 분파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은 "순교자는 탈레반이 추방하려고 한 위구르족 무슬림"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이례적인 일로, IS-K가 소수민족인 위구르족과 자신들의 폭탄테러를 연관시킨 첫 사례이기도 하다.
중국은 현재 신장 위구르족 분리주의 단체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의 활동을 경계하고 있다.
올해 8월 총공세를 편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자 중국은 ETIM이 같은 수니파인 탈레반을 등에 업고 세력을 확장할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그러자 탈레반 정권은 여러 차례 "ETIM과 같은 테러단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이 단체는 이미 아프간에서 떠났다"고 언급하며 중국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지난달 카타르에서 이뤄진 고위급 회동에서도 중국은 탈레반에 'ETIM과 완전히 결별했다고 믿으며, 그러기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등 완전히 안심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IS-K의 폭탄테러범 신원 공개는 이같이 불완전한 모습을 보이는 탈레반과 중국 관계를 노린 것이라고 포린폴리시는 진단했다.
IS-K가 해당 테러를 통해 탈레반이 아프간에 머물렀던 위구르족처럼 점령지 내 소수민족을 보호할 역량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 정책을 동시에 공격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아가 탈레반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느끼는 위구르족에 IS-K 합류를 독려하고, IS-K가 억압받는 무슬림을 대변하는 역량 있는 조직이라고 전 세계에 주장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테러 직후 위구르족으로 알려진 테러범의 신원에 대한 언급을 일절 삼가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사태 이후 중국이 이슬람 무장세력과 관련해 더 큰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포린폴리시는 전망했다.
최근 수년간 파키스탄 남부를 기반으로 한 분리주의 반군조직인 발루치스탄해방전선(BLF)이 중국 등 외국이 지역 재원을 착취한다고 주장하며 테러를 자행하는 등 파키스탄 내 다수 무장세력이 현지에서 중국과 관련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엔 지역 분리주의 운동이 산발적 공격을 주도했다면, IS-K의 이번 테러 이후 중국을 향한 공격이 '성전'과 같은 더 큰 위험으로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최근 아프간으로부터 이슬람 무장세력의 공격이 들어올 가능성을 억제하기 위해 타지키스탄에 주둔 병력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pual0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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