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방어 전략 첫 실험으로 소행성 충돌 택한 이유는

입력 2021-11-24 16:51  

지구방어 전략 첫 실험으로 소행성 충돌 택한 이유는
충돌 임박 땐 핵탄두 등 대안도 준비…행성 방어 물꼬 트는 역할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소행성에 우주선을 '운동 충격체'로 충돌시켜 궤도를 바꾸는 실험에 나섰지만 지구를 소행성으로부터 지킬 수 있는 방어 전략이 궤도 조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 '아마겟돈'과 비슷하게 핵탄두를 터뜨려 위험 요인을 제거하거나 소행성이 날아오는 길목에 침투성 막대를 쏘아올려 작게 조각을 내는 방안도 제시돼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르게 발견한다면 최선의 방안이라는 점에서 우주선 충돌 실험이 준비됐다.
뉴욕타임스와 과학 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핵탄두로 소행성을 폭파하는 방안은 소행성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고 지구에 충돌하는 물체만 늘려 놓을 수도 있는 물리적 위험성을 안고 있다.
하지만 소행성이 충돌이 임박한 시점에서 발견되거나 우주선 충돌로는 궤도를 변경할 수 없을 만큼 클 때는 이를 활용할 수밖에 없게 될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달 학술 논문으로 발표된 한 시뮬레이션 결과는 1메가톤 핵 장치로 지름 100m 소행성을 지구 충돌 두 달 전에 폭파하면 99.9%를 날려 보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행성이 충돌 10년 전에 발견했다면 '쌍(雙)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 우주선과 같은 소형차 크기의 운동 충격체를 이용하는 것이 최상이지만, 지구 충돌이 임박한 시점에서는 핵탄두를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외기권 조약 등으로 우주에서의 핵무기 사용이 금지돼 있어 핵탄두를 이용한 실험 자체가 제한을 받고있다. 실제 상황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통해 법적인 제한을 풀 수 있겠지만 실험 단계에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핵탄두 대신 지름 10∼30㎝, 길이 1.8∼3m의 침투성 막대를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소행성 길목에 쏘아올려 집채만한 크기로 쪼개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발표됐다. 이런 크기의 암석은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불에 타 지상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이 방식은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나 NASA가 개발한 우주발사시스템(SLS)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제시됐다. 지난 2013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폭발한 것과 같은 작은 운석은 발견만 된다면 충돌 몇분 전에 대륙간탄도탄(ICBM) 요격 미사일과 비슷한 작은 발사체로도 대처가 가능하고, 약 370m에 달하는 아포피스(Apophis)와 같은 비교적 큰 소행성은 10일 전에도 대처할 수 있다고 한다.
DART 우주선 발사로 지구방어 전략이 과학자들의 머릿속에서 나와 우주공간에서의 실제 실험으로 이어지는 물꼬를 튼 만큼 인류가 6천600만년 전 공룡처럼 멸종하지 않을 방안은 앞으로 속속 개발되고 준비될 전망이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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