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장가오리 전 중국 부총리가 오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유치와 준비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펑솨이 간 영상통화가 성폭행 의혹을 받는 장가오리 전 부총리를 재조명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펑솨이가 성폭행 폭로 후 실종설이 제기되자, IOC는 지난 22일 바흐 위원장이 펑솨이와 영상 통화를 하고 그의 안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IOC가 왜 나섰는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됐고, 바흐 위원장이 장가오리 전 부총리와 2016년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펑솨이와 IOC의 영상 통화에도 중국 당국의 힘이 미친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나왔다.
WSJ는 장가오리 전 부총리가 지금은 공산당의 은퇴한 멤버이지만, 재임 시절에는 힘 있고 숙련된 기술 관료로서 중국의 최우선 과제들을 추진했고, 그중에는 2022년 동계올림픽 유치 등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WSJ는 IOC 문서를 토대로 장가오리 전 부총리가 2022년 올림픽 개최지 선정에 필요한 지원을 하고 관리 감독하는 운영그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 그룹에는 관련 부처 모든 수장들이 들어가 있었는데, 장가오리 전 부총리는 바흐 위원장을 포함해 IOC 최고급 인사들을 접촉하는 역할을 했다.
또 2018년 후임자에게 그 직을 넘기기 전까지 올림픽 준비를 위해 경기장 건설부터 교통수단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 지시를 내렸다고 WSJ는 덧붙였다.
장가오리 전 부총리는 펑솨이의 실종설이 제기됐을 때는 상대적으로 별 주목을 못받았지만, 2016년 베이징에서 바흐 위원장과 악수하는 모습이 SNS에 돌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신화통신을 인용해 장가오리 전 부총리가 공산당 비밀 지도부 건물에서 바흐 위원장을 만나 "중국 정부는 2022년 동계 올림픽 준비에 큰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IOC 측은 "정부나 기업, 국제기구 등의 대표들처럼 IOC 대표들도 정기적으로 상대 대표들과 만난다. 이것은 상식"이라며 장가오리 전 부총리와 바흐 위원장의 만남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WSJ는 그러나 동계 올림픽 운영위원회를 이끄는 것은 장 전 부총리가 하는 일 중 일부였는데, 여기에는 외국 관료들에게 인사하고 금융 및 산업 정책을 수립하는 것을 돕는 역할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 전 부총리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공산당의 가장 힘 있는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회 중 한 명이었고, 그전에는 톈진의 공산당 서기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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