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허니문도 없이…계속 터지는 미중 갈등

입력 2021-11-25 11:31  

정상회담 허니문도 없이…계속 터지는 미중 갈등
다만 '선'은 안 넘어…미세하나마 협력 흐름도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의 첫 정상회담(한국시간 16일)이 열린지 열흘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양국간 갈등과 경쟁은 심화하는 양상이다.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충돌 방지에 뜻을 같이하고 경쟁 속에서도 필수불가결한 협력을 하기로 했지만 25일 현재 대만 문제를 중심으로 한 양측간 갈등 심화가 도드라지는 양상이다.
◇ 정상회담 후에도 계속 터지는 갈등
미국이 내달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을 정식 초청하는 한편 중국은 초청하지 않음으로써 민주주의와 인권 등을 고리로 중국을 압박·견제하는 기조에 전혀 변함이 없음을 알렸고, 중국은 "불장난하다 불에 타 죽는다"(24일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며 반발했다.

또 미국과 대만은 23일 제2차 경제번영 파트너십 대화(EPPD)'를 열고 반도체 공급망 협력과 중국의 경제압박에 대한 공동대응의 필요성을 확인했고,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론하며 "결연히 반대"(24일 자오리젠 대변인)한다고 밝혔다.
군사 면에서는 미군 미사일 구축함인 밀리우스함이 23일 대만해협을 통과했고, 중국 인민해방군은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23일 스이 동부전구 대변인)이라고 경고했다.
대외 강경 논조의 관영매체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5일자 사설에서 중국 군용기가 대만 상공 비행을 해도 대만은 대항하지 못할 것이라고 썼다.
아울러 미국은 18일(이하 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정부 관계자를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음을 밝힌데 이어 24일 27개의 외국 기업을 미국의 국가 안보 혹은 외교 정책에 반하는 행위를 한 기업으로 선정하면서 명단에 중국 기업 12개를 포함했다.
이처럼 미국은 중국이 반발할 사안들을 하나하나 계획대로 이행하고 있고 중국은 예상대로 반발하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중국은 22일 아세안과의 정상회의(영상) 계기에 아세안과의 관계를 '전면적 협력 동반자'로 격상하고 이란 핵협상 재개를 앞두고 24일 이란과의 영상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 등 '우군 다지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한편으론 미세하나마 협력 흐름도
하지만 상호 의존성 확인과 미세한 협력의 흐름도 일부 감지되고 있다.
석유가격 안정을 위해 세계 각국에 비축유 방출을 요청하고 있는 미국이 정상회담 계기에 중국에도 동참을 요청한 일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국내) 수요에 입각해 비축유 방출을 안배할 것"(24일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이라는 모호한 입장을 밝히며 미국의 요청을 선선히 수용하는 모양새는 피했다.
하지만 "중국은 전세계 주요 석유 생산국이자 소비국 중 하나로 오랫동안 국제 석유시장의 안정을 중시했다. 각 측과 함께 시장의 균형과 장기적인 안정을 유지하고 소통하며 도전에 공동으로 대응하기를 원한다"며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차원에서 비축유 방출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에 힘을 실었다.
그리고 정상회담 직후 양측은 기자들에 대한 비자 발급 제한을 서로 풀기로 했고, 휴스턴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계기에 미중 연합 혼합복식조 2팀을 만들어 1970년대 미중해빙의 신호탄이 된 '핑퐁외교'를 재연했다.
중국 일부 매체에서는 탁구 대회가 휴스턴에서 열리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중갈등 속에 서로 폐쇄했던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과 청두(成都)의 미국 총영사관을 재개관하는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미국이 대만을 초청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아닌 장관급이 참가하는 것으로 조율된 것은 갈등 속에서도 미국이 '선'은 넘지 않는 것으로 비쳤다. 이런 '절제'는 미중 정상이 회담에서 대만 관련 '마지노선'을 상호 통보한데 따른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당분간 미중관계는 이처럼 팽팽한 경쟁과 갈등 구도 속에서 에너지 위기와 기후변화, 북핵 등 미중 협력이 필수적인 국제 문제에서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는 흐름으로 전개될 공산이 큰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결국 대만 문제를 중심으로 한 양국 갈등의 흐름이 제한적 협력의 흐름을 질식시키지 않도록 미·중이 관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된 양상이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