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1천363억원 환매 중단된 영국기반펀드도 조사해야"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금융 시민단체와 펀드 피해자 단체들이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의 책임을 물어 펀드 판매 당시 하나은행장을 제재하라고 금융감독당국에 촉구했다.
금융정의연대,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피해자연대, 하나은행 영국사모펀드 피해자모임 등은 25일 여의도 금감원 앞에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 대한 제재를 촉구하고, 제재 요청서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하나은행은 2017∼2019년 이탈리아 병원이 지방정부에 청구하는 진료비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라며 투자자를 모아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를 판매했다. 2019년 말부터 상환이 연기되거나 조기상환이 거부돼 현재까지 피해액이 1천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정의연대 등은 "하나은행은 투자자들에게 24개월 만기인 이 상품의 만기에 대해 '무조건 13개월 내 조기상환이 가능하다'고 속이고 '5∼6% 확정금리 보장' 등을 강조했으나 만기가 매우 길고 회수가 불투명한 매출채권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하나은행은 사기 판매를 자행하고도 대규모 손실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조사해 하나은행 직원 등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기관에 통보했다.
이달 초 검찰은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자본시장법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하나은행을 압수 수색을 했다.
금감원은 이 펀드 판매 당시 하나은행장을 지낸 함 부회장에 대해 제재 사전 통보까지 했다가 최근 방침을 바꿔 제재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정의연대 등은 하나은행이 판매한 VAT펀드, 루프탑펀드, 재생에너지펀드 등 영국 기반 펀드 환매 중단(중단액 1천363억원)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여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하나은행은 다수의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건에 연루돼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와 제재심의위원회에 동시에 상정됐으나 모두 연기돼 피해자들의 고통은 커지고 있다"며 "금감원이 함 부회장의 위법행위를 제재하지 않는다면 제2·3의 사모펀드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