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국영항공사 가루다항공 '파산 위기'…구조조정 중

입력 2021-11-26 12:23  

인니 국영항공사 가루다항공 '파산 위기'…구조조정 중
구제금융에도 방만한 경영으로 재무부실…코로나 직격탄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국영항공사인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이 파산 위기에 직면해 구조조정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26일 인도네시아 국영기업부와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은 800여명의 채권단과 97억8천만 달러(11조7천억원)에 이르는 채무를 재조정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달 초 국영기업부의 카르티카 위르호마트모조 차관은 "가루다항공은 기술적으로 파산했다"고 말했다.
가루다항공은 142대의 항공기 가운데 136대를 임차중인데, 이 가운데 일부는 매우 비싼 값에 빌린 상태다.
가루다항공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을 맞아 매출이 급감했고,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가루다항공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재정위기를 겪었고, 이때마다 정부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가루다항공의 방만한 경영이 문제가 됐다.
2005∼2014년 가루다항공 최고경영자(CEO)였던 에미르샤 사타르는 항공기 조달과 관련해 총 493억 루피아(41억원)의 뇌물을 받고, 875억 루피아(72억원)의 자금을 세탁한 혐의로 작년 5월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영국의 항공기 엔진 제작사 롤스로이스와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 등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2019년 당시 CEO 구스티 응우라 아스카라 다나디푸트라는 프랑스 툴루즈의 에어버스 공장에서 A33-900 신형 여객기를 자카르타로 가져오면서 할리 데이비드슨 클래식 오토바이 1대와 브롬톤 접이식 자전거 2대 등 고급 밀수품을 싣고 왔다 적발돼 해고됐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로나 타격을 입은 가루다항공에 2023년까지 8조5천억 루피아(7천97억원)를 순차로 투입하는 계획을 승인했으나, 올해 초 1조 루피아(835억원)를 지출한 이후에난 더 이상의 투입을 중단했다.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가루다항공에 더는 구제금융을 투입할 가능성은 작다"며 "재정난이 여러 차례 반복됐고, 5년, 10년 안에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란 보장이 없다"고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말했다.
가루다항공이 살아남으려면 구조조정, 채무 재조정 후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야 한다.
가루다항공은 최근 법원과 채권단에 구조조정안을 내놓았으며, 국영기업부는 만약 채무 재조정이 성사되면 부채 금액이 36억9천만 달러(4조4천억원)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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