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리 "화웨이와 계속 협력 원해"…화웨이 회장 "믿어줘 감사"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이 미국 정부의 고강도 제재 대상인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와 5G(5세대) 네트워크 사업 등에서 밀착하고 있다.
태국의 유력 영문일간지 방콕포스트는 26일자 1면에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전날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 회장과 영상 통화를 하고 협력을 다짐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쁘라윳 총리는 런정페이 회장 등 화웨이 최고 경영진과 화상 회담을 하고 태국과 화웨이가 5G와 인공지능(AI) 분야 등에서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개했다.
그는 "어제 논의는 태국 정부와 민간의 많은 분야에 좋은 기회였다"면서 의료와 교육, 무역, 서비스 산업, 관광, 금융 부문의 디지털 기술 적용 등을 포함해 다양한 주제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쁘라윳 총리는 이어 선진 정보통신기술(ICT)과 디지털 혁신이 태국 경제 회복과 지속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화웨이는 태국이 코로나19 대응과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엄청난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태국은 화웨이와 디지털경제, 5G 스마트병원,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 센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계속 협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타나꼰 왕분꽁차나 정부 대변인은 쁘라윳 총리가 정부 각 부처에 화웨이와 협력이 가능한 프로젝트가 있는지를 논의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런 회장은 쁘라윳 총리와 화상 회담에서 태국 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신뢰에 사의를 표하고, 태국에서 5G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시작한 것을 축하한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어 "화웨이와 태국은 여러 해 동안 강력한 디지털 인프라 기반 구축을 위해 함께 일해왔다"며 "태국 주요 산업부문에서 디지털 기술의 통합에 더 박차를 가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런 회장은 화웨이가 5G와 AI 기술을 적용해 중국 내 많은 산업을 발전시켰다면서, 쁘라윳 총리와의 이번 논의가 태국을 이롭게 할 기술적 해결책을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19년 시작된 미국의 제재 전까지 화웨이는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에릭슨과 노키아를 제치고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와 견제로 한때 세계 신규 5G 구축 사업을 휩쓸던 화웨이는 서방권 국가에서 추가로 사업을 따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 가로막힌 화웨이는 5G 기술을 앞세워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경제 규모 2위인 태국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여기에는 태국 정부가 ICT를 기반으로 차세대 자동차·스마트 전자·디지털·로봇 등 미래성장 12대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중장기 국가발전계획인 '타일랜드 4.0'을 강력하게 추진 중인 상황도 들어맞았다.
화웨이는 태국의 미래산업 기지인 동부경제회랑(EEC)의 숙련 기술진 양성을 위해 '화웨이 아세안 아카데미'를 설립했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또 2019년 8월에는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스마트시티 네트워크 콘퍼런스'에서 백서까지 공개하면서 푸껫의 스마티시티 개발 계획 본격 참여를 선언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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