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누명을 쓰고 43년간 복역하고도 당국의 보상을 받지 못한 미국의 흑인 남성에게 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16억원이 넘는 돈을 모아줬다.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 따르면 살인죄로 40여년을 복역하다 최근 무죄로 풀려난 미국 미주리주의 흑인 남성 케빈 스트리클런드(62)를 위한 모금에 27일(현지시간) 오전 10시 현재 130만 달러(한화 16억원)가 넘게 모였다.
미 언론에 따르면 스트리클런드는 1978년 20대 초반 세 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유일한 목격자가 스트리클런드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배심원단이 백인만으로 구성된 가운데 결국 무기징역형을 받았다.
그러나 긴 시간이 지나 목격자가 증언을 철회하고 살인에 가담한 진짜 범인이 스트리클런드의 무죄를 주장해주면서 누명을 벗었다.
이미 40년 넘게 복역한 상태였지만 보상은 받지 못했다.
무죄 인정을 받으며 DNA 증거가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상 대상이 되지 못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사정을 딱하게 여긴 스트리클런드의 변호인이 온라인 모금에 나섰다. 고펀드미에 스트리클런드를 위한 사이트가 생겼고 시민들이 십시일반 모금에 나섰다.
스트리클런드는 출소한 지 나흘밖에 되지 않아 은행 계좌가 없지만 계좌가 마련되는 대로 모금액이 전액 전달될 예정이다.
기부에 나선 시민들은 응원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케일로 킹이라는 시민은 100달러를 내놓으며 "스트리클런드가 오래 살며 자유를 누리길 기도한다"고 했다.
모리스 우드라는 시민은 50달러를 기부하며 "스트리클런드는 복역 기간에 대해 주 당국의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믿는다"고 썼다.
스트리클런드는 NYT에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기부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침실이 두 개나 세 개 있는 작은 집을 짓고 닭 몇 마리와 개 네다섯 마리를 키울 것"이라며 낚시를 할 수 있는 연못이 근처에 있는 곳에 집을 짓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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