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 불매운동에 중국 매출 30% ↓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홍콩 경찰을 공격한 가해자의 유족을 추모해 논란이 일었던 홍콩 음료회사 비타소이(vitasoy)의 영업이익이 중국 내 불매운동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29일 중국 관찰차망이 보도했다.
비타소이가 최근 발표한 '2022 회계연도 중보'에 따르면 비타소이의 올해 4∼9월 매출은 36억400만 홍콩달러(약 5천51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8.3% 하락했다.
특히 비타소이 매출의 63%(지난해 기준)를 차지하는 중국 내 매출이 30% 가까이 급감했다.
관찰자망은 비타소이의 매출 감소가 홍콩에서 발생한 경찰 피습 사건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이자 홍콩 주권 반환 24주년 기념일인 지난 7월 1일 홍콩 번화가인 코즈웨이 베이에서 발생한 홍콩 경찰 피습 사건의 가해자는 50대 비타소이 직원으로 알려졌다. 그는 거리에서 경계 근무 중이던 28세의 경찰관을 흉기로 찌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홍콩 경찰은 그가 평소 홍콩국가보안법과 경찰에 적개심을 품어 오다가 '외로운 늑대'(단독으로 행동하는 테러리스트)식 테러를 저질렀다고 밝혔으나 이후 일부 홍콩 시민은 사건 현장을 찾아 가해자를 '순교자'로 추앙하며 추모했다.
당시 비타소이 내부에서 작성된 가해자의 유족을 위로하는 메모가 유출되면서 중국에서는 비타소이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그 여파로 비타소이의 주가가 1994년 상장 이후 일일 최대 낙폭으로 폭락하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비타소이는 논란이 일자 세 차례에 걸쳐 해당 메모가 회사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메모를 작성한 직원을 해고했지만, 중국의 애국주의 불매운동을 막을 수 없었다.
비타소이 광고에 출연한 중국 연예인들까지 보이콧에 가세하면서 중국 내 매출은 더 가파르게 떨어졌다.
관찰자망은 "비타소이가 다른 시장에서 여전히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지만, 중국 시장에서 매출과 이익이 급감하면서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타소이는 1994년 선전(深천<土+川>)에 공장을 설립하며 중국에 진출했다. 이후 상하이, 포산(佛山), 우한(武漢), 둥관(東觀)에 생산 기지를 두고 중국 내 사업을 확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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