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변이 확산에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공급망 혼란 가중 우려
국내 위드 코로나도 '불안불안'…경기회복·통화정책에 또 변수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오미크론은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추정되자 세계 각국이 방역 수위를 다시 높이고 있다.
국내외 금융시장이 오미크론의 출현에 먼저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운데 이 변이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기존 백신으로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경우 글로벌 경기 회복이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살얼음판 위에 있는 우리 경제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 새로운 복병 '오미크론'…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가중
오미크론이 글로벌 경기의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했다.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보다 전염력이 얼마나 강한지, 기존 백신이 효과가 있는지, 효과가 있다면 감염 위험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 변이가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하자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국경에 다시 빗장을 채우는 국가도 속출하고 있다.
이달 26일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등 주요국 주가지수가 새 변이 출현 소식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며 급락했고,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29일에도 약세를 보였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 점검회의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추이와 위험성 등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나오기 전까지는 정보 부족 때문에 단기적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고공행진 하던 국제유가는 각국의 봉쇄 조치에 따른 경기 위축과 수요 감소 전망으로 추락했다.
2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가격은 13.06%, 브렌트유는 10.7% 폭락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글로벌 경기 회복의 세 가지 위협 요인으로 미국의 통화 긴축 정책, 중국의 경기 둔화와 함께 오미크론을 꼽았다.
호주 AMP캐피털의 셰인 올리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미크론이 글로벌 경제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고 블룸버그TV에 말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보다 빠르게 확산하는 부정적 시나리오의 경우 내년 1분기 세계 경제 성장률이 2%로 기존 자사 전망치보다 2.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세계 경제 성장률 예상치는 4.2%로 0.4%포인트 하락한다.
이는 네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최악의 경우로,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는 오미크론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 결과가 나와야 가늠해볼 수 있다는 것이 골드만삭스의 설명이다.
인플레이션 억제 등을 위한 각국의 통화 정책 정상화에도 오미크론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최근 예고한 것처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속과 관련한 논의를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단기적으로 고조되는 것을 막을 전망"이라며 "그러나 경제 성장세가 한 단계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에 기준금리 인상을 연이어 단행할 가능성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작년 동기 대비 4.9%로 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를 능가하는 악성으로 판명되면 중국의 경기 둔화를 가속하고 국제 공급망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
◇ 불안한 위드 코로나…국내 경기에도 오미크론 변수
불안한 위드 코로나를 이어가고 있는 우리 경제에도 오미크론은 변수다.
정부는 29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일상회복 2단계 전환을 유보하고 4주간 특별방역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위드 코로나를 잠시 멈추는 방안을 선택하지 않았지만 식당과 카페의 사적모임 인원 축소를 검토 대상에 올리는 등 코로나19 경계심이 더 커지는 상황이다.
오미크론이 국내에는 아직 유입이 안 됐지만 방역당국이 전국의 코로나19 위험도를 1주일 만에 '높음'에서 '매우 높음'으로 상향 조정할 정도로 확산세가 강해지고 있어서다.
정부는 "국내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는 양상으로, 추가적인 일상화 단계 이행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추가 접종 가속과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등의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가 관건이다.
오미크론의 위험 수준과 세계적인 확산 속도, 국내 유입 여부 등이 위드 코로나의 운명을 가를 수 있다. 특히 위드 코로나로 매출을 일부 회복하며 연말연시 특수도 기대하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오미크론이 어느 정도의 위험성을 가졌는지 먼저 확인해야겠지만 새 변이에 기존 백신이 효과가 없고 세계적으로 확산하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소비·투자가 줄어들면서 경기가 위축돼 기준금리 인상 등 금융·재정정책을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오미크론 확산 시 우리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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