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코로나19 양성판정 후 격리 중인 밀로시 제만(77) 체코 대통령이 특수 제작된 아크릴 박스 속에서 휠체어에 앉아 신임 총리를 임명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제만 체코 대통령은 전날 의료진을 대동한 채 지난달 총선에서 승리한 중도우파 성향의 시민민주당(ODS) 페트르 피알라 총재를 신임 총리로 임명했다.
다른 모든 참석자와 마찬가지로 피알라 총리도 제만 대통령 앞에서 문건에 서명할 때 인공호흡기를 착용했다.
CNN방송은 대통령과 총리가 마이크를 사용해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제만 대통령은 총선 며칠 뒤 간 이상 등 건강이 악화해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46일 동안 집중 치료를 받았으며, 퇴원한 지 하루 만인 지난 26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다시 병원으로 가야 했다.
다행히 코로나19 증상이 없어 28일 퇴원했으나 현재 대통령 별장에서 격리 중이다.
지난달 총선에서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의 '긍정당'(ANO)을 누르고 승리한 2개 연합정당은 곧바로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지만, 대통령의 오랜 입원으로 총리 임명 절차가 지원돼 왔다.
제만 대통령은 피알라 신임 총리 임명에 이어 새 내각의 장관 지명자들을 차례로 만날 예정이며, 내달 13일까지 새 내각 구성을 위한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립정부를 구성할 2개 연합정당은 ODS가 주도하는 '함께'(Spolu) 연합과 중도 좌파 성향의 해적당·스탄 연합이다.
한편 지난 총선에서는 전통 체코 공산당을 계승한 '보헤미아 & 모라비아당'(KSCM)이 정치권에서 퇴출당하는 등 좌파가 참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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