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오미크론 우려에 빗장 건 일본…항공사 "입국서류 안내 불가"

입력 2021-11-30 14:42  

[르포] 오미크론 우려에 빗장 건 일본…항공사 "입국서류 안내 불가"
수도권 관문 나리타 공항 '한산'…공항 "위기감 갖고 대응"
귀국 일본인 여행객 "격리 지침 계속 바뀌어"…혼란도 감지
항공사 "입국 필요서류 아직 확실한 정보 없다"



(나리타=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의 유입을 막겠다며 일본 정부가 외국인 신규 입국을 전격 중단한 30일 오전 11시30분께 수도권 관문인 지바(千葉)현 소재 나리타(成田)국제공항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입국장에서는 장시간 비행 후 코로나19 검사를 통과한 여행객이 지친 표정으로 두리번거리다 출입문을 나서는 모습이 보였다.
국제선 출발 구역의 각 항공사 카운터는 대부분 불이 꺼져 있었고 근무 중인 직원은 어쩌다 한 명씩 보였다.
한두 명씩 모습을 드러낸 출발 여행객이 자동화기기를 이용해 탑승 수속을 마쳤다.
일본 정부가 전격적으로 입국 규제를 강화하면서 혼란도 감지됐다.
타국에서 출발해 이날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한 일본인 여행객은 격리 조치에 관한 설명이 수시로 바뀌었고 밝혔다.

애초에는 숙박시설 격리 없이 집에서 2주 동안 대기하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27일 무렵에 사흘간 시설 격리를 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고 이후에는 30일까지 도착한 사람들은 그냥 자택에서 대기하면 된다는 것으로 다시 지침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도 정보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은 상황으로 보였다.
일본 양대 항공사 중 하나인 전일본공수(ANA) 관계자는 "이번에는 (일본에 오기 전에) 머물렀던 국가가 어디인지와 관계없이 모든 국가·지역에서 온 입국자·귀국자에 대해 제한이 가해진 상황"이라며 "입국을 위해 어떤 서류나 비자 등이 필요한지 항공사 입장에서 아직 확실한 정보를 고객에게 안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를 경계해야 하는 국가·지역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한국도 예외 없이 입국 규제의 적용을 받고 있으므로 후생노동성이나 대사관 등에 문의하라고 권했다.
당국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경계감을 표명한 가운데 공항 이용자는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영국에 머물다 이날 귀국한 일본인 나카야마 갓타(31) 씨는 "저쪽(영국)에서는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보이기도 하는 등 다소 느슨한 상황이었는데 도착에서 보니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어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향후 감염 확산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나리타공항을 운영하는 나리타국제공항주식회사(NAA) 관계자는 "오미크론 자체에 관해서는 아직 자세한 것이 판명되지 않았다. 감염력이 강하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아직 어떤 영향이 있을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당연히 위기감을 가지고 대응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오미크론과 관련해 현 단계에서는 검역소로부터 공항 방역 대책 변경을 구체적으로 요구받은 것은 없다면서도 "예를 들어 대기 면적을 넓히거나 (공항 이용자) 동선을 구분하는 등의 조치를 검역소가 정하면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년 초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외국인 입국을 사실상 금지해온 일본 정부는 이달 8일부터 비즈니스 목적의 단기 체류자, 기능실습생, 유학생 등에 대해 조건부 신규 입국을 허용했으나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한 달을 못 채우고 이날부터 국경 봉쇄에 나섰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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