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개월 연속 하락…'금융위기 이후 처음'

입력 2021-11-3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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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개월 연속 하락…'금융위기 이후 처음'
5개월간 13.9% 하락…올해 상승 폭 반납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코스피가 11월 마지막 거래일까지 떨어지면서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코스피는 30일 2,839.01로 마쳐 한 달간 131.67포인트(4.43%) 떨어졌다.
지수는 지난 7월(-2.86%), 8월(-0.10%), 9월(-4.08%), 10월(-3.20%)에 이어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코스피가 월간 기준 5개월 이상 연속 하락한 건 2008년 6∼11월(6개월 연속 하락) 이후 처음이다.
최근 5개월간 코스피는 457.67포인트(13.88%) 하락하며 올해 상승 폭을 모두 반납했다. 코스피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4일 시초가 2,874.50으로 거래를 시작한 바 있다.



연초 코스피 상승세는 매서웠다.
작년 11월부터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 전망 등에 힘입어 '대장주' 삼성전자·SK하이닉스[000660]가 상승세를 견인하는 와중에 개인 투자자가 증시에 대거 뛰어들면서 코스피는 3,200선을 돌파했다.
이후 개인의 투자 열기가 한풀 꺾이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경기 회복 국면을 맞아 실적 전망 상향, 수출 개선세 등에 힘입어 코스피는 지난 6월 말 전인미답의 '3,300' 고지를 밟았다.
그러나 고점을 찍은 뒤 코스피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 주가의 급락이 시작이었다. 8월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가격 하락 전망 등의 영향으로 추락하면서 지수도 내려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이슈,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요인도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9월 들어서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부채 위기 등 중국발 이슈가 영향을 주는 가운데 공급망 병목 현상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 등이 기업 실적 전망을 어둡게 했다.
최근 들어선 전 세계 통화긴축 우려 속에 출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까지 겹쳐 코스피 급락을 불렀다.
11월 마지막 날 코스피는 2.42% 떨어지면서 지난 2월 26일(-2.80%) 이후 일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산업구조는) 공급망 병목현상 장기화에 취약한 구조를 가진 상황"이라며 "국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지속에 대한 의구심 확대, 오미크론 변이 관련 불확실성이 가세해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오미크론 변이의 영향으로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짙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오미크론 변이 출현과 앞으로 일상 회복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기업 실적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이익이 반전할 것이라는 기대 없이는 국내 증시의 부진 국면은 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선 최근 급락으로 코스피가 평가 가치(밸류에이션)상 바닥 국면에 가까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PBR)의 1배 수준은 2,790선 전후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밸류에이션 바닥 국면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점진적인 매수 대응이 유효한 구간이라 판단한다"며 "밸류에이션이 바닥인 현 수준에서 추가 하락을 고민하기보다 대응 전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약 1∼2주간은 오미크론 변이와 계속 마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전염병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과거보다 지속성이 길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ncounter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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