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벌금폭탄' 받은 대만기업 회장 "대만독립 반대"

입력 2021-11-30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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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벌금폭탄' 받은 대만기업 회장 "대만독립 반대"
독립성향 민진당 지원 건으로 된서리 맞은 위안둥그룹 회장 신문기고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 정부에 의해 '대만 분리주의자' 지원 기업으로 찍혀 '벌금 폭탄'을 받은 대만 기업 회장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신문 기고를 했다.
대만 위안둥(遠東) 그룹 쉬쉬둥(徐旭東) 회장은 지난 29일 대만 연합보(聯合報)에 기고한 글을 통해 최근 수년간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 관련 여론조사에서 '현상 유지' 응답이 최다였다고 소개한 뒤 "나도 다수 대만인들과 마찬가지로 양안 관계가 현상 유지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쉬 회장은 자신이 줄곧 대만 독립을 반대하고,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해왔다고 썼다.
그러면서 "지금 대만 정치인들은 주로 선거 득표에 마음을 쓰고, 큰 틀의 산업 전략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며 "14억 인구의 대륙(중국 본토) 시장 기회를 힘써 억압하는 것이 대만의 장기적인 이익에 부합하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최근 본토에서 비즈니스를 해온 위안둥그룹 계열 아시아시멘트와 위안둥신세기(섬유업체)에 대해 환경 보호, 토지 사용, 직원의 직업 관련 건강, 생산 안전, 소방, 세무 및 제품 품질 등에 관한 일련의 법률 및 규정 위반을 지적하며 벌금과 추징세액을 합해서 약 4억7천400만 위안(약 885억 원)을 부과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대만 독립 분자와 관련 기업 및 자금주를 법에 따라 단속한 것이라며 위안둥 그룹 계열사에 대한 조치가 위안둥그룹의 민진당 지원과 관련된 것임을 숨기지 않았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위안둥그룹이 독립 성향의 대만 집권당인 민진당의 최대 후원자로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5천800만 대만달러(약 25억원)를 민진당에 기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만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위안둥그룹은 민진당뿐만 아니라 야당인 국민당 정치인들에게도 헌금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양안 관계에 대한 쉬 회장의 '속 생각'이 어떤지를 떠나, 기고를 통해 독립 반대를 천명한 것은 그룹에 대한 중국의 고강도 압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즉 '대만 독립 지지 기업'이라는 낙인을 지우고, 그룹을 지킬 목적으로 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전망이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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