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폐 침투까지 더 오래 걸릴 가능성"…러, 백신 변형 착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에서 많은 수의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가 생긴 것은 감염자의 중증 진행을 더디게 하고 인체가 면역시스템을 가동할 시간을 벌게 해 줄 수도 있다고 러시아 전문가가 30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사용 승인을 받은 '스푸트니크 V 백신'을 개발한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 소장 알렉산드르 긴츠부르크는 이날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파력이 큰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의 위험성과 관련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긴츠부르크 소장은 "돌연변이가 많다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바이러스가) 감염 순간부터 폐로 침투하기까지의 이행 시간을 줄여줄 수도 있다"면서 "이는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이전 변이들과) 비슷하거나 더 크다 하더라도 중증 진전 사례가 크게 줄어들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유행 중인 델타 변이의 경우 경증에서 중증으로 이행하는 데 통상 3~4일이 걸리지만, 원형 코로나 바이러스나 이전 변이의 경우 10~15일이 걸렸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직 오미크론 변이 샘플을 확보하진 못했지만 확보하는 대로 정밀 분석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스푸트니크 V 백신 개발과 수출을 지원하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전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오미크론에 맞춰 백신을 변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RDIF는 "'스푸트니크 V'와 (이 백신의 1회용 접종 버전인) '스푸트니크 라이트'가 오미크론 변이도 중화시킬 것으로 가말레야 센터는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우려 변이에 맞춘 변형 백신의 신속한 개발을 요구하는 규정에 따라 가말레야 센터가 오미크론 맞춤형 스푸트니크 V 버전 개발에 이미 착수했다"고 전했다.
RDIF는 "그럴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혹시라도 백신 변형이 필요해질 경우 45일 뒤면 새 버전의 스푸트니크 백신 대량생산 채비가 갖춰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RDIF 대표는 필요할 경우 약 1억 도스(1회 접종분)의 오미크론용 스푸트니크 V 백신이 내년 2월 말까지 생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1주일 이내에 오미크론 변이 출현에 대비한 새로운 행동 계획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푸틴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러시아 은행 VTB 주관 연례 경제포럼('러시아가 부른다') 연설을 통해 오미크론 등장으로 세계 경제 회복 속도가 차질을 빚게 됐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러시아에선 아직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오미크론 변이가 공식적으로 보고되진 않았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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