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로 할인 줄고 쇼핑기간 분산 여파…연말 전체 쇼핑액은 증가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인 '사이버 먼데이'(11월 29일) 매출이 처음으로 감소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미 언론들은 30일(현지시간) 어도비의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어도비 애널리틱스' 자료를 인용해 미국인들이 사이버 먼데이인 전날 온라인 쇼핑으로 총 107억 달러(약 12조7천억원)을 지출했다고 보도했다.
블랙 프라이데이(89억 달러)를 넘어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온라인 쇼핑액이지만, 지난해 사이버 먼데이 기록(108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어도비가 지난 2012년부터 e커머스에 관한 보고서를 내놓기 시작한 이후 사이버 먼데이의 전년 대비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매출액은 어도비의 예상치인 113억 달러도 하회했다.
앞서 지난 26일 블랙 프라이데이의 온라인 쇼핑 총액도 작년 90억 달러에서 올해 89억 달러로 소폭 감소한 바 있다.
인플레이션 여파로 할인폭이 예년보다 줄어들면서 쇼핑 매력이 떨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올해 사이버 먼데이 전자제품 평균 할인율은 12%로 지난해 2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의류 할인도 지난해 20%에서 올해 18%로 낮아졌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최종 구매 가격은 지난해 사이버 먼데이보다 평균 13.9% 오른 것으로 어도비는 집계했다.
또 유통업체들의 할인 기간이 이르면 10월부터 연말까지로 길어지면서 쇼핑객이 분산됐다고 미 언론들은 지적했다.
어도비 디지털인사이츠의 수석 애널리스트 비베크 판드야는 사이버 먼데이 매출 감소에 대해 "많은 소비자가 올해는 좀 더 일찍 쇼핑 욕구를 채웠음을 재확인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로 11월 1∼29일 온라인 쇼핑 총액은 1천98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1.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인들이 블랙 프라이데이나 사이버 먼데이를 기다리지 않고 월초부터 꾸준히 쇼핑에 나선 결과다.
이에 따라 어도비는 올해 11∼12월 온라인 쇼핑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0% 증가한 총 2천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물류 대란과 공급망 차질 문제도 사이버 먼데이 매출 감소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11월 온라인 쇼핑 중 '재고 없음'이라는 메시지가 뜬 건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전인 작년 1월보다 16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11월보다 258% 각각 급증했다고 어도비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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