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코로나 '먹구름'…확진자 급증에 산업계 피해 가시화

입력 2021-12-01 11:57   수정 2021-12-01 12:09

또다시 코로나 '먹구름'…확진자 급증에 산업계 피해 가시화
대한항공, 일본 노선 축소…홈쇼핑 해외여행 상품 방송 취소
오미크론 글로벌 확산도 변수…전자·자동차 생산 차질 우려
대우건설-삼성엔지니어링 등 회식-사적모임 자제 사내방역 강화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의 글로벌 확산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산업계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과 전 세계적인 백신 접종 확대로 한숨을 돌렸던 산업계는 또다시 '코로나 공포'에 직면하면서 향후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1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신규 확진자가 5천123명까지 치솟아 최다를 기록하는 등 국내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기업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 항공·여행업계 코로나 직격탄…여행 심리 위축
가장 먼저 항공·여행업계가 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는 모양새다.
이달부터 동남아와 휴양지를 중심으로 국제선 운항을 확대하려고 했던 국내 항공사들은 운항 축소를 검토 중이다. 방역당국이 국제선 신규 운항을 불허하고, 수요가 줄어들면 운항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3월부터 국제선 운항 중단 여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8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한 정부가 전체 외국인 입국 금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각국 정부가 입국 제한을 강화하면서 국제선 여객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항공[003490]은 이미 외국인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일본 노선 운항을 축소했다. 대한항공은 애초 이달 인천~오사카 노선을 주 3회 운항하려고 했지만, 3·4주차에는 주 2회만 운항하기로 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당장 예약률에 큰 변화는 없다"면서도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면 여행 심리가 위축되고, 항공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으로 모처럼 활기가 돌았던 여행업계도 지난 주말부터 다시 신규 고객이 감소했다.
모두투어[080160]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매주 신규 유입고객이 증가하는 추세였는데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답보 상태"라며 "이번주 월·화요일 여행상품을 구매한 신규 고객은 지난주 같은 요일보다 20%가량 감소했다"고 말했다.
인터파크[035080] 관계자도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소식이 들린 이후 신규 유입 고객은 주춤한 상황"이라며 "대다수 상품의 출발 기한이 아직 넉넉한 만큼 고객들은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TV 홈쇼핑에서는 유럽 여행 상품을 중심으로 해외여행 상품 판매가 중단되고 있다.
홈쇼핑사들은 일단 이번주 예정됐던 해외여행 상품 방송을 취소하고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여행사와 방송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면서 "당분간은 해외여행 상품 판매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지만, 오미크론 확산 가능성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 정유업계 실적 악화, 전자·자동차업계 생산 차질 우려
정유업계는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이 최근 각국의 '위드 코로나' 정책과 함께 시작된 석유 수요 회복세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석유 수요가 바닥을 치면서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냈지만, 올해 들어서는 석유 수요 회복세에 힘입어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코로나19 재확산 추세 속에 정제마진이 빠르게 하락했고, 변이 바이러스 출현이 가시화된 11월 말에는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 아래로 다시 떨어졌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유럽과 아시아 등 지역에서 봉쇄가 재개될 경우 석유제품 수요가 다시 위축돼 경질유(휘발유·경유·항공유)의 정제마진이 하락하고, 이는 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정유업계는 보고 있다.
난방유 수요가 증가하는 동절기는 정유업계의 성수기로 평가되지만, 최근 대체재인 천연가스 가격이 안정화되고 올해 겨울이 예상보다 춥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국내 전자업계도 최근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미국과 멕시코, 베트남, 인도 등 주요 사업장 가동이 멈추면서 생산 차질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현재 대부분 지역이 회복돼 차질 없이 정상 가동 중인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오미크론 변이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TV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 공장 역시 차질 없이 정상 가동 중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지 주시하고 있다"며 "향후 유행 추이에 따라 손익 영향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당장 눈에 띄는 조처를 취하고 있지는 않지만 긴장 모드에 들어갔다.
올해 코로나19 확산 탓에 발생한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 업계는 수급난이 점차 해소되며 기지개를 켜는 상황에서 다시 불확실성에 맞닥뜨렸다.
오미크론 변이를 비롯해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재확산하면서 국내외 공장에 영향을 미쳐 부품공급 차질, 완성차 생산 차질 등이 재차 발생하는 것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조선업계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해외 출장이 어려워지면 선박 발주를 위한 선주 미팅 등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발주가 확대되긴 했지만, 대면 선주 미팅도 남아 있는게 사실"이라며 "수주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해외 출장 제약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전히 긴장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등 해외 건설 현장이 많은 대우건설[047040]은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고 있는 아프리카 지역의 출장 자제 지침을 내리고 사내 회식도 기간 중 자제 또는 축소할 것을 권고했다.
회의나 교육은 비대면을 원칙으로 하고 외부인 본사 출입도 원칙적으로 통제했다.
삼성엔지니어링[028050]도 지난달 25일부터 사적 모임을 금지하고 기저질환이 있거나 자녀·가족 돌봄 등이 필요한 경우 개인별로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p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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