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언론 "기존 전파보다 백만배 속도로 데이터 전송"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위성을 활용해 우주에서 레이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중국과학원은 레이저를 이용해 베이더우(北斗) 위성과 지상 기지 간 고속 통신 실험을 진행했다고 지난달 26일 발표했다.
베이더우는 중국이 미국 GPS에 대항해 내놓은 글로벌 내비게이션 위성 시스템으로, 현재 GPS보다 많은 세계 최대 규모의 위성을 가동하고 있다.
중국과학원은 해당 실험에서 베이더우의 레이저 신호가 도시처럼 장애물이 많은 도전적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수신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 전파 신호를 이용하면 위성에서 지상까지 데이터를 쏘는 데 초당 킬로바이트(KB)가 걸리지만, 레이저 신호를 이용하면 그보다 백만배 빠른 초당 기가바이트(GB) 속도로 거의 어느 곳이든 언제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과학원은 레이저 통신의 지상 기지국은 보통 대형 망원경 등을 포함한 정교한 장비를 갖춘 고정된 시설이지만, 이번 실험에서 이들 장비를 자동차에 싣고 이동하는 데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다만 언제 해당 실험을 진행했는지, 최고 전송 속도는 얼마였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SCMP는 "중국과학원의 실험 결과는 중국이 세계를 커버하는 레이저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첫번째 나라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전파 신호는 주파수 대역폭 제한으로 단문 메시지만 전송할 수 있으나, 레이저 통신은 대역폭도 넓고 중간에 도청이나 전파 간섭의 위험이 덜하며 훨씬 가볍고 집약된 기술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과학자는 "이건 혁명적"이라고 말했다.
SCMP는 "미국과 일본, 일부 유럽국가에서는 1960년대부터 레이저 통신 위성에 대한 연구를 했지만 대기 분자와 난기류 등 방해 요소로 인해 진척이 없었다"며 "중국은 1990년대 뒤늦게 경쟁에 합류했지만 여러 분야 연구진의 협력으로 해결책을 찾아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자(量子) 과학 분야에서 일부 돌파구를 찾아낸 것이 도움이 됐다고 부연했다.
중국은 2016년 세계 최초 양자위성통신 '모쯔'(墨子)를 발사했으며, 양자 과학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왔다.
미국도 유사한 계획을 밝혔다.
지난달 29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년의 지연 끝에 이달 초당 2.8GB 속도의 레이저 광선을 활용해 데이터를 전송해보기 위해 실험위성을 발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과학자들은 레이저 기술을 활용할 경우 중국의 우주 네트워크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군의 연구에 따르면 레이저 광선을 활용할 경우 베이더우 네트워크의 위치 추적 정확도는 6∼40배 향상될 것으로 전망됐다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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