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국과 일본이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자 중국이 국제관계의 기본준칙 등을 거론하며 발끈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아베 전 총리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국제관계의 기본준칙과 중일 4대 정치문건 원칙을 무시하고, 대만 문제에 대해 공공연하게 횡설수설·손짓발짓하며 하며 중국의 내정을 함부로 말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중일 4대 정치문건은 1972년 수교 때 발표한 중일공동성명, 1978년 양국 외교장관이 서명한 중일 평화우호조약, 1998년 양국이 발표한 '중일 평화와 발전의 우호협력 동반자 관계 수립 노력을 위한 공동선언', 2008년 양국 정상이 서명한 '중일 전략적 호혜관계 전면 추진에 관한 공동성명'을 말한다.
일본의 과거사 반성과 '하나의 중국' 원칙, 상호 주권 및 영토의 완전성 존중 등 내용을 담고 있다.
왕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이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단호히 반대한다"며 "외교 채널을 통해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만은 중국의 신성한 영토로, 다른 사람이 함부로 손대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며 "중국 인민의 마지노선에 도전하면 반드시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得破血流)이라는 표현은 지난 7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연설에서 "그 어떠한 외국 세력이 우리를 괴롭히거나 압박하는 것을 중국인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한 표현이다.
일본과 대만 언론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이날 대만 국책연구원이 주최한 화상 강연에서 "대만에 일이 있다는 것은 일본에 일이 있다는 것이고, 이것은 미일 동맹에 일이 있다는 것"이라며 대만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미국과 일본이 공동대응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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