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지, 미 의대 '연관성 연구결과' 소개
임신기 호르몬 바꿀 환경·사회적 변수 주목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환경오염과 사회적 스트레스 등이 신생아의 성 불균형을 야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미국 시카고 의대 연구팀이 학술지 '플로스(PLOS) 계산 생물학'에 게재한 논물을 소개했다.
연구팀은 미국인의 절반과 스웨덴 인구 전체를 상대로 100가지 이상의 요인들을 설정해 놓고 분석한 결과 수은, 크롬, 알루미늄 오염은 신생아 남초 현상과 관련 있고 납 오염은 여초 현상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농경지나 산업단지 인근에 거주하는 것도 화학약품 노출로 인해 신생아의 성 불균형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은 오염이나 공업지역 인근에 거주하는 것은 신생아 성비를 3%까지 바꿔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0만명의 인구 중 여자 아기가 남자 아기보다 6만명 더 많거나 그 반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총기 난사의 공포 등 사회적 스트레스와 빈곤한 거주 여건으로부터 오는 박탈감 등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2007년 버지니아공대 총기사건과 성 불균형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사건 발생 34주 후 더 많은 여아가 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다.
반면 신생아가 출생한 계절이나 기온 등 기후여건, 범죄율이나 실업률 등은 큰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아기의 성은 수정될 때 결정되는데, 이때만 해도 배아는 정확하게 절반씩 남자와 여자로 나뉜다. 하지만 임신 중 호르몬 요인들이 더 많은 남성 배아나 여성 배아를 없애는 식으로 한쪽으로 치우친 성 비율을 만들 수 있다.
이 연구는 두 대륙의 데이터를 활용해 신생아의 성 비율에 미치는 화학물질 오염과 다른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연구한 첫 사례라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연구를 통해 1억5천만명의 미국인과 900만명의 스웨덴인 데이터가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 결과는 다양한 요인과 신생아 성 비율 편중 현상과의 상관성만 나타낼 뿐, 정확한 인과관계를 파악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추후 인체 세포에 화학물질이 미치는 영향 등을 더 파악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를 주관한 안드레이 르체스키 교수는 "신생아 성 불균형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요인들의 목록은 우리가 앞으로 조사해야 할 '용의자' 명단"이라고 비유했다.
모든 용의자가 나름의 혐의점이 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유죄를 확신할 수는 없다고 르체스키 교수는 덧붙였다.
이 연구에 참석하지 않은 영국 체스터대 가레스 나이 교수는 "논문은 환경오염이 수정의 아주 초기 단계에서 성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 같다"라며 "하지만 세포 연구 없이는 '연관성이 있다'는 정도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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