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언론 "중국이 협조하면 드문 협력 사례"…"상징적 참여"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이 유가 안정을 위해 중국에 전략비축유 방출을 요청한 것과 관련, 양국 에너지 장관 간 회담 계획이 논의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을 인용해 5일 보도했다.
SCMP는 "중국이 자신의 계획을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라면서도 "(전략비축유) 방출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에너지장관이 중국 국가에너지국을 만나는 계획이 논의중이다"고 전했다.
앞서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실제 상황과 수요에 근거해 비축유 방출을 안배하겠다"면서 방출 규모, 시기, 방식 등 관련 정보는 적절한 시기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비축유 방출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 첫 영상 정상회담에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미국이 주도하는 산유국과 줄다리기에 중국이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실제로 중국이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면 이는 세계 양대국 간 드문 협력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쉐리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과 공동 이익 지점을 모색해왔다"며 "기후변화가 그 중 하나였고 이제 에너지가 가시적 성과를 빠르게 도출할 수 있는 또다른 협력의 지점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같은 기관의 루샹 연구원은 "중국의 전략비축유 규모는 미국에 비해 적고 국제 에너지 시장에 영향을 행사할 힘이 없어서 방출에 신중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고자 상징적 표현을 할 뜻이 있으나 중국이 할 수 있는 바는 제한적이며 실질 방출량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2019년 이래 비축유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약 2억2천만 배럴(중국 소비량 기준 15일치)이라는 추정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인 7억2천700만 배럴의 전략 비축유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에서 90일간 소비할 수 있는 규모다.
앞서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비축유 관련 입장 발표 전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은 호의로 비축유를 방출해 미국이 유가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을 억제하는 데 도울 수도 있다"라며 "미국은 중미 협력을 위한 더 나은 환경을 만드는 데 진정성을 가지고 보답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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