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연일 맹공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9∼10일)를 앞두고 연일 '미국식 민주주의'에 대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4∼5일 베이징에서 120여개 국가와 지역이 참가한 '민주 : 전 인류의 공통가치' 포럼을 열고 보편적인 민주주의 모델은 없다며 미국식 민주주의를 강요하는 미국을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도 지난 5일 '민주상황'이라는 제목의 미국 정치제도 문제를 분석한 장문의 글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국무원 신문판공실도 2만2천 자 분량의 '중국의 민주'라는 제목의 백서를 발간해 각국의 현실에 맞는 제도가 가장 민주적이라는 주장을 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당국의 공세에 발맞춰 6일 일제히 미국식 민주주의를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관영 중앙(CC)TV는 이날 논평을 통해 "미국식 민주주의의 병세가 심각해진 것은 분명하다"며 "이는 미국이 곧 개최할 이른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더 황당하게 만드는 대목"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CCTV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미국식 민주주의의 도덕성을 높이려 하지만 미국의 악화한 민주적 상황이 전 세계에 드러나면서 오히려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며 미국 경찰의 무리한 진압에 질식해 숨진 플로이드 사건을 거론했다.
이어 "플로이드 사건은 미국식 인권의 위선적인 베일을 벗겨 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치인들이 민주주의 정상회담을 거창하게 열어 국내 갈등을 환기하고, 대외 영향력을 회복하려 하지만, 상황은 정반대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식 민주주의를 바로잡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아니라 국내 사회문제를 직시하고 국민의 이익을 챙기려는 용기"라고 덧붙였다.
CCTV는 또 다른 논평에서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등에서 일었던 민주화 운동을 거론하면서 "미국이 강요한 미국식 민주주의는 이들 국가의 국민 생명과 경제에 재앙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신발이 발에 맞는지 아닌지는 자기가 신어 봐야만 알듯 각국이 판단해야 할 문제"라면서 "미국은 오만과 편견으로 가려진 색안경으로 다채로운 세상을 보지 말아야 한다"고 중국 당국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사설을 통해 "미국이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 자체가 자국의 정치체제에 대한 신뢰를 잃었음을 보여준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급속한 발전에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세계 1위 국가로서 입지를 증명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가 빠진 정상회담을 서둘러 조직했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은 중러와의 경쟁에 전혀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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