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제학교에도 '중국 교육과정' 압박"

입력 2021-12-06 14:43  

"중국, 국제학교에도 '중국 교육과정' 압박"
홍콩언론 "국제과정 취소 고교 증가"…철수하는 학교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국제학교에도 자국의 공식 교육과정 채택을 압박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지난주 하이난(海南)의 영국 해로우 국제학교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1∼9학년 학생은 중국 교과 과정을 의무 수강해야하며 중학생은 국가 시험을 통과해야 졸업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해당 학교 직원은 SCMP에 "중국 국제교육 분야를 불안하게 만든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학생들이 중국의 공식적인 역사와 정치, 지리 교육을 받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이난 당국의 새로운 규정이 중국 다른 지역으로도 퍼져나갈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일부 학부모는 투자 이민을 통한 외국 국적 취득을 모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SCMP는 "시진핑(習近平) 주석 집권 하에서 공산당이 어린 세대에 애국심을 주입하고 반대파를 억압하려 노력하면서 최근 몇년간 사상 통제가 강화됐다"면서 "그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중국 정부는 외국 교육에 대한 중산층의 강한 욕구에도 사교육 분야를 단속하는 강력한 정책을 도입했다"고 전했다.
이어 새로운 사립학교 규정에 따라 의무교육 대상인 초·중등 과정에서 신규 국제학교 허가가 나지 않을 것이며, 해당 과정의 중국어 사립학교에서는 외국어 교재 사용이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해로우 국제학교는 이러한 새로운 규정 아래 지방 정부로부터 고등학교 국제 교육과정을 유지하려면 일반 고등학교 운영허가를 신청하라는 통보를 받은 첫번째 사립학교라고 신문은 전했다.
유학 컨설턴트 앨리스 탄은 중국의 새로운 규정 탓에 국제학교를 다니며 유학을 준비하려던 학생들이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고교들이 국제 교육과정을 취소하고 있으며 외국인 교사들은 비자 취득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 21세기교육연구소의 슝빙치는 "중국은 국제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학교들에 대한 고삐를 죄고 있다"며 "이는 학생과 학부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들 중 일부는 아예 조기유학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중국에서는 국제학교 900여개교가 등록돼 있다. 이중 약 110개교는 외국인 학생만 받지만, 다른 학교들은 중국인 학생들도 받는다.
광둥성의 한 학부모는 "열살 딸을 내년에 국제학교에 보내 서구식 사고방식과 비판적인 생각을 키우게 한 후 세계 저명한 대학으로 유학을 보낼 계획이었는데 딜레마에 빠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국제학교에서 중국 교육과정과 외국 교육과정을 동시에 수강하게 되면 아이의 학습부담이 너무 커지고, 그렇다고 조기 유학을 보내자니 재정적 부담과 걱정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초 영국 웨스트민스터 스쿨이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추진해온 첫 해외 분교의 운영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이 학교는 캠퍼스 건립을 마치고 올해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학교 측은 학부모와 교직원에 보낸 서한에서 "코로나19와 중국 교육정책의 최근 변화로 프로젝트를 완전히 접게됐다"고 밝혔다고 SCMP는 전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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