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기 전에 러 공세 저지해야"…러 우크라 침공준비설로 긴장고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유럽으로 300만~500만 명의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유입될 위험이 있다고 우크라 국방장관이 5일(현지시간) 경고했다.
그는 또 대규모 전쟁이 발생하면 유럽이 심각한 식량난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올렉시이 레즈니코프 우크라 국방장관은 이날 미국의 국제문제 분야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Atlantic Council)에 보낸 기고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레즈니코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할 경우 "침입을 피해 유럽으로 넘어갈 300만~500만 명의 갑작스러운 난민 출현은 유럽이 직면할 여러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면전에 들어가면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서남부 국경 너머의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등 유럽연합(EU) 국가들로 대거 유입될 수 있으며 이는 EU에 심각한 고민거리가 될 것이란 경고다.
레즈니코프는 또 전쟁이 발생하면 유럽에 심각한 식량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EU는 곡물을 비롯한 식료품을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대규모 전쟁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로부터의 여러 상품 수입을 심각하게 방해하거나 완전히 중단시킬 수 있다"면서 "이는 유럽 대륙 전체의 식량 안보에 일련의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즈니코프 장관은 "크렘린에 대응하는 유일한 실질적 방법은 러시아의 공세에 맞서려는 의지를 과시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민주주의 세계는 더 늦기 전에 행동해야 한다. 서방 지도자들에겐 아직 러시아를 저지하고 우크라이나가 외롭지 않음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 준비설을 잇달아 제기하면서 관련국 간에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나왔다.
익명의 미국 관리는 지난 4일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지난봄 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에서 실시한 훈련에 동원된 병력의 2배 규모로 2022년 초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계획"이라면서 17만5천 명 규모의 100여 개 대대 전술단의 광범위한 작전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WP는 자사가 입수한 위성사진 등 미국 정보 문건에 따르면 러시아군 전투 전술단 50개가 4개 지역에 집결해 있고 탱크와 대포도 새로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레즈니코프 장관은 이에 앞서 지난 3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해 우크라 인접 지역과 크림반도에 9만4천300명의 병력을 배치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설을 부인하면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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