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23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 확인
각국 방역 규제 강화…항의 시위도 거세져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예년 같으면 크리스마스, 새해 연휴 등으로 어느 때보다 분주할 시기를 앞둔 유럽이 다시 록다운(봉쇄) 위기에 몰렸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현재 전 세계 52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확인됐다. 이중 유럽에서만 러시아를 포함해 23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나왔다.
영국 보건안전청(HSA)에 따르면 지난 5일까지 총 246명의 오미크론 변이 환자가 확인됐으며, 덴마크에서는 이날까지 총 261명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나오는 등 지역내 감염도 늘어나고 있다.
마이클 오스터홈 미네소타대학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은 "앞으로 몇 주 동안 전 세계 여러 나라에 많은 수의 감염자가 발생할 것"이라며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매우 높은 호흡기 바이러스처럼 움직이고 있다"고 NYT에 말했다.
이처럼 오미크론 변이의 우려가 커지면서 유럽 각국은 더 강화된 규제를 내놓고 있다.
독일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나 완치자만 상점이나 문화·여가 시설 출입을 허용하고, 백신 미접종자가 포함된 모임은 자신의 식구 외에 다른 가구 소속 2명까지로 인원을 제한했다. 학교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연말에는 폭죽 판매도 금지하기로 했다.
특히 독일은 연방의회 표결을 거쳐 내년 2월부터 전 국민 백신 접종 의무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65세 이상은 올해 12월 15일부터, 18∼64세는 내년 1월 15일부터 백신 2차 접종 후 7개월 안에 부스터 샷(추가접종)을 맞지 않으면 '보건 증명서'를 무효로 하기로 했다.
보건 증명서가 없으면 식당, 카페, 극장에 갈 수 없고 대중교통, 항공편을 이용할 때 제약을 받는다.
또 4주 동안 나이트클럽을 폐쇄하기로 했으며 개인적인 파티도 제한해 달라고 당부했다.
벨기에는 초등학교의 크리스마스·새해 방학 시작을 1주일 앞당기고 중등학교는 절반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한다. 직장도 재택근무를 확대하도록 했다.
이탈리아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나 바이러스 감염 후 회복해 항체가 있는 사람이 아니면 실내 음식점과 술집, 영화관, 오페라 극장, 콘서트장, 나이트클럽, 축구경기장 등에 입장할 수 없게 했다.
네덜란드는 지난달 28일부터 3주간 오후 5시부터 카페, 미술관, 극장 등을 닫는 등 야간 통금을 도입했다. 13세 이상은 집에서 4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오스트리아는 이미 지난달 22일부터 20일간 필수 목적 외 통행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방역 정책을 시행 중이며, 내년 2월부터 백신 의무화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아일랜드는 나이트클럽을 폐쇄하고 집회를 제한했다.
유럽은 오미크론 변이가 나오기 전에도 이미 델타 변이에 따른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일부 국가는 록다운 정책을 재도입하는 등 각종 규제를 강화하던 중이었다.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으로 규제가 더욱 강화되자 이에 반대하는 시위도 거세지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지난 4일 4만명이 넘는 인파가 수도 빈 거리를 메운 채 정부의 방역 정책에 항의했다. 독일 북부 함부르크에서는 5천여명이 거리로 나와 방역 정책을 규탄했다.
스페인과 네덜란드 등에서도 정부의 방역 규제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행 조치들도 코로나 확산 저지에 부족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 국장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유럽 국가들이 올 가을에 더 많은 예방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한탄했다.
그는 "지금 유럽은 델타 변이에 의해 분명히 위기를 겪고 있는 중"이라며 "오미크론 변이의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하지만, 여러 변이에 의한 코로나 대유행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자발적으로 격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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