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 증가율 하반기 11∼12%대…"지속땐 자산시장에 자금 과다 유입"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중에 돈이 풀리는 속도가 빨라진 가운데 이런 경향을 지속될 경우 부동산시장으로 다시 자금이 몰릴 수 있다고 한국은행이 우려했다.
한은은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의 '최근 통화증가율 상승요인 분석 및 평가'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된 가운데 경제주체의 높아진 수익추구 성향이 자산가격 상승 기대와 맞물리면서 자산가격 요인에 의한 통화수요가 크게 확대됐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대표적인 통화지표인 광의통화(M2)의 증가율(평잔·전년동기대비)은 올해 들어 10%대를 넘어선 후 하반기에는 11∼12%대로 오름세가 확대됐다.
광의통화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예금을 포함하는 협의통화(M1)에 단기저축성 예금, 시장형 금융상품 등 약간의 이자소득만 포기하면 언제든지 현금화 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포괄한다.
여기에는 만기 2년 미만 저축성예금, 양도성예금증서(CD)·환매조건부채권(RP) 등 시장형 금융상품, 머니마켓펀드(MMF)·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실적배당형 금융상품, 금융채, 거주자외화예금 등이 포함된다.
한은은 "최근 이러한 통화 증가세는 실물경제의 활동 정도를 나타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통화증가율 상승에 있어 성장·물가 등 실물 요인보다는 주택가격 등 자산가격 요인의 영향력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강조했다.
경기가 좋아져서 통화량이 늘어난 것보다 집을 사기 위해 가계가 은행에서 돈을 많이 빌린 게 통화량 증가에 기여를 많이 했다는 것이다.
또한 기업들이 대출받은 자금을 실적배당형 상품 등 통화성 자산으로 운용하면서 통화량이 더 늘어났고, 이는 은행의 가계대출 여력을 늘려 통화증가율을 다시 확대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한은은 "통화증가율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민간의 신용증가세가 더욱 강화되면서 자산시장으로의 과도한 자금 유입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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