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내년 봄 지중해서 항공기 동원 이란 핵 타격 훈련"
(카이로·서울=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김태종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파괴를 전제로 한 훈련을 논의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익명을 요구한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 양국의 국방 수뇌부는 9일 워싱턴에서 만나 핵협상이 실패로 끝나면 이란 핵시설을 무력화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군사 훈련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해 미국을 제외한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와 이란이 협상중이다.
이 관리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미 10월 25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이란의 핵무기 제조를 막기 위해 동원 가능한 모든 군사적 선택지를 브리핑하기도 했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도 미국으로 출발하기 전 "이란은 세계평화에 대한 위협이며 이스라엘에 대해 위협적 존재가 되고자 한다"며 "이번 회담에서 이란의 핵무장 시도를 멈추게 할 실현 가능한 일련의 행동을 논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미 기간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물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도 회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논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파기한 핵합의 복원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서방의 우려를 분명히 방증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이란과 당사국 간의 협상은 지난달 29일 재개됐지만, 5개월간의 공백기에 우라늄 농축 등 핵 프로그램을 진전시킨 이란의 강경한 새 정권이 선(先)제재 해제와 함께 기존 합의 이상의 조건을 요구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일시 중단됐던 회의는 9일 재개되지만, 서방 참여국 사이에서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진전시키기 위해 시간을 벌려 한다는 의심도 커지고 있다.
이 관계자는 여전히 핵 협상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이란 핵 프로그램이 전통적인 방식을 넘어선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곤경에 처해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논의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란의 핵무장과 핵합의 복원을 반대하는 이스라엘에서는 좀 더 구체화한 계획이 발표됐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내년 봄 지중해에서 항공기 수십 대를 동원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타격하는 대규모 군사 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아비브 코하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지난달 크네세트(의회) 외교국방위에 출석해 "이란과 (이란의) 군사적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작전 계획과 준비태세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1일 이란이 협상 중에 더욱 고도화된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우라늄 농축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포르도 지하 핵 시설에서 개량형 원심분리기(IR-6)를 이용해 우라늄을 20% 농도로 농축하는 공정을 개시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다시 열리는 핵 협상에서는 미국의 이란 특사가 합류할 예정이어서 협상에 어떤 진전이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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