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계 미국인 이름을 따서 명명된 첫 미군 구축함이 취역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미 해군은 8일(현지시간) 하와이 진주만에서 일본계로 최초의 연방 상·하원 의원을 지낸 다니엘 이노우에(1924~2012) 이름이 붙은 미사일 구축함 '다니엘 이노우에' 취역식을 열었다.
이날은 일본 시간 기준으로 옛 일본군이 80년 전인 1941년 진주만을 기습적으로 공격해 3년 8개월 만에 일본의 패전으로 끝난 태평양전쟁이 시작된 날이다.
하와이 태생인 이노우에는 일본계 2세로, 일본군의 진주만 공격 후에 일본계로 구성된 미 육군 제442연대에 지원 입대해 유럽 전선에서 오른팔을 잃었다.
육군 대위로 제대한 그는 전후에 하와이 선출 연방하원 의원을 거쳐 1963년부터 2012년 12월 사망할 때까지 약 50년간 연방상원 의원으로 활약하면서 일본계의 지위 향상과 미일 우호 증진에 힘썼다.
그러나 한일 갈등 현안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선 2007년 미 하원이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는 121호 결의안을 채택할 당시에 '옛 일본군에 의한 위안부 폭행억압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1994년 이후 일본 측이 문제를 인정하고 사죄해 왔음을 존중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새롭게 사죄를 요구하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미 해군이 일본계 이름을 붙인 첫 함정인 '다니엘 이노우에'는 전체 길이가 약 150m인 미사일 구축함으로, 고성능 방공시스템 '이지스'를 탑재했다.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장관은 취역식에서 "이노우에 씨는 최전선에서 나치 독일군과 싸우고 연방의회에서는 국방 강화에 진력했다"며 "다니엘 이노우에보다 이 함정에 어울리는 이름은 없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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