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만에 동시 타격…中 "니카라과 정치적 결단 환영, 우리와 외교관계 대세"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을 배제하고 대만을 초청한 미국 주도의 민주주의 정상회의(미국시간 9∼10일) 개최로 수세에 몰린 중국이 미국의 앞마당인 중미(中美)의 니카라과와 수교하며 미국과 대만에 작은 '반격'을 했다.
10일 중국이 외교 관계를 재수립한 니카라과는 지리적으로 미국에 가까운 나라인 동시에 1990년 중국과의 단교를 무릅쓴 채 대만과 수교하고, 2019년 대만으로부터 1억 달러의 차관을 도입한데서 보듯 대만과도 밀접한 나라였다.
지난달 재선에 성공한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과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 악화가 원인이 된 이번 일이 중미의 다른 나라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국제사회는 주목하고 있다. 이미 중미의 파나마, 코스타리카 등이 최근 중국과 부쩍 가까워지는 흐름이었던 터라 중국과 니카라과의 수교는 미국에 작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외신들은 보고 있다.
중국은 이번 수교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부각시켰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데니스 몬카다 니카라과 외교장관과 화상 회담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니카라과의 정치적 결단을 환영한다"며 "니카라과는 중국과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맺은 181번째 국가"고 말했다.
왕 부장은 일부 국가가 대만과 수교 중이라는 점을 언급한 뒤 대만 당국이 민중의 복지를 돌보지 않고 '금전' 외교를 하고, 미국이 각종 압력을 가하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왕 부장은 "(대만과 수교 중인) 일부 국가도 중국과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수립하거나 회복할 것"이라며 "이것은 시간문제이자 시대의 대세로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니카라과는 이날 대만과의 단교를 선언한 지 3시간 만에 중국과의 수교를 전격으로 발표했다.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과 니카라과의 국교 복원은 양국의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이익에 완전히 부합한다"며 "양국 국민의 환영과 지지를 받드시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중앙(CC)TV는 이날 중국과 니카라과가 톈진(天津)에서 '외교관계 회복 연합공보'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중국과 니카라과는 1985년 수교했다. 그러나 니카라과가 1990년 11월 6일 대만과 수교하자 중국은 사흘 만인 9일 니카라과와 단교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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