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기본예탁금 폐지 등 활성화 방안 검토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코넥스 시가총액 1위인 툴젠이 10일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면서 코넥스 시총이 10% 이상 줄었다.
신규 상장 업체 수도 크게 줄어 시장 부진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 툴젠이 코스닥 이전상장을 마치면서 코넥스 시가총액은 5조1천169억원으로, 전날(5조8천254억원)보다 12.2% 줄어들었다.
코넥스는 초기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2013년 7월 만들어진 중소기업 전용 증권시장이다.
툴젠을 포함해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은 총 10곳에 달한다.
반면 올해 코넥스 신규 상장 기업은 5개로 코넥스 시장 개설 후 역대 최저치다.
이달 10일까지 코넥스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켈스, 젬, 토마토시스템, 타임기술, 이성씨엔아이 뿐이다.
2016년 50건이었던 코넥스 신규 상장기업 수는 2017년 29개사, 2018년 21개사, 2019년 17개사, 2020년 12개사 등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코넥스 일평균 거래대금도 올해 1월 108억원에서 11월 기준 52억원으로 반토막났다.
2018년 이후 코스닥 진입 요건이 완화되면서 코넥스를 거치지 않고 코스닥에 바로 상장하는 경우가 늘었고, 코넥스 대신 장외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도 많아져 코넥스 '무용론'도 나오는 상황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전 상장이 많아지는 것은 기업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여서 긍정적이지만, 그 빈 자리가 채워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코스닥으로의 이전 상장이 코넥스 시장이 가진 중요한 역할인데 그러려면 코넥스 신규 상장도 많아야 한다"고 말했다.
코넥스 활성화 방안으로는 기본 예탁금 폐지와 지정자문인 수수료 축소 등이 주로 꼽힌다.
현재 개인투자자가 코넥스시장에서 주식을 거래하려면 기본 예탁금 3천만원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있다. 또 코넥스에 상장하는 벤처기업들은 지정자문인(증권사)에 심사 수수료를 비롯해 매년 자문비용 등 각종 수수료를 내야 한다.
황 위원은 "예탁금을 폐지하면 거래가 확실히 늘어나고, 기업도 코넥스 상장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것은 지정 자문인 관련한 비용인데, 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제도 보완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도 이런 내용을 담은 활성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예탁금 폐지와 관련한 시장 참가자들의 요구는 금융당국에 충분히 전달됐고 예탁금 폐지와 지정자문인 부담 완화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결정이 되면 최대한 빨리 규정을 개정해 내년 중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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