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TV 인터뷰…러시아 '안보보장 요구'는 일축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러시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직접적인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로이터,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자국 방송된 1+1 TV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대통령과의 직접적인 대화나 별도의 형식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언급하며 "유럽 협력국들은 물론, 미국으로부터 이에 대한 지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쪽, 러시아와의 국경지대에 있는 돈바스 지역과 크림반도의 미래에 관한 주민투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돈바스에 관한 주민투표를 배제하지 않는다"며 "돈바스, 크림반도에 관한 것일 수도, 전반적인 전쟁에 대한 문제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므로 누군가, 이 나라 혹은 저 나라가 우리한테 어떤 조건을 제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민투표 실시 시기나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주민투표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교착상태에 빠진 평화 프로세스를 되살리고, 러시아와의 교착 상태를 종식할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개인적인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 지역에서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겠다는 러시아의 보장을 전달해줬다고 말했다.
최근 우크라이나와 서방에서는 러시아가 약 10만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배치, 내년 초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를 가입시키기로 한 약속을 철회하고, 러시아 접경 국가들에 자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무기를 배치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것을 요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안보 보장 요구에 대해 일축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에게 양보를 강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과 나토도 우크라이나 지원 발언에 나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신임 총리와 함께 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옌스 스톨렌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와 나토의 관계는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30개 나토 동맹국과 우크라이나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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