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는 1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대해 "독성 쓰레기의 홍수"라며 미국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을 비판했다.
AFP 통신,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레사는 이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오늘날 우리의 가장 큰 요구는 정보 생태계를 휘감고 있는 혐오와 폭력, 독성 쓰레기를 바꾸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레사는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와 같은 기업명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인터넷 기업들이 "신과 같은 힘"으로 "거짓말 바이러스가 우리를 감염시키고, 서로를 겨루게 하고, 우리의 두려움과 분노, 혐오를 끌어내게 해 전세계 권위자들과 독재자들이 부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도록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싸우고 있거나, 프랑스, 미국, 필리핀, 헝가리 등 국가에서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신뢰할 수 있는 '사실'(fact)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레사는 "이들 회사는 팩트와 언론인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다"며 "우리를 분열시키고 과격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눈엣가시'로 꼽히는 온라인탐사보도 매체 '래플러'(Rappler)를 공동 설립한 비판적 언론인이다.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0월 러시아의 드미트리 무라토프와 함께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무라토프는 독립신문 노바야 가제타를 공동 설립, 편집장을 맡아 보도의 독립성을 지키고 기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노력해왔다.
무라토프는 이날 시상식에서 언론인들이 러시아에서 "어두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업무 중 숨진 언론인들을 위해 1분만 묵념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최근 러시아 법무부로부터 100명 이상의 언론인과 언론사, 인권 활동가들과 비정부기구(NGO)들이 '해외 요원'으로 낙인찍혔다며, "러시아에서 이는 '국민의 적'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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