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17일 홍콩증시 상장 불투명"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최대 인공지능(AI) 분야 스타트업인 센스타임(Sense Time·商湯科技)이 미국 재무부의 투자 제한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과 관련해 "지정학적 긴장의 한가운데에 말려든 것이 유감스럽다"며 반발했다.
센스타임은 11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국의 (제재 대상) 지정과 혐의 제기에 강력 반대한다. 그러한 혐의는 근거가 없고 우리 회사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를 반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AI의 지속가능하고 책임있는, 윤리적 사용을 촉진하는 소프트웨어 회사"라며 "우리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법권 내 관련 법과 규정을 준수해왔다"고 했다.
센스타임은 중국과 해외 전문가로 구성된 사내 AI 윤리위원회가 윤리적 원칙과 기준을 엄격히 지킬 것을 안내하고 있다면서 "우리 회사와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세계 인권의 날인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내 인권 유린과 연관된 일부 단체와 간부 등을 반(反)인권 행위와 관련한 경제 제재 명단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구르족에 대한 얼굴 인식 기술을 개발한 센스타임이 투자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2014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 탕샤오 등이 설립한 센스타임은 얼굴 인식, 비디오 분석, 자율주행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AI 관련 기술을 보유한다. 특히 얼굴 인식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번 제재로 센스타임의 홍콩증시 상장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센스타임은 오는 17일 홍콩증시 기업공개(IPO)를 통해 최대 7억6천800만 달러(약 9천80억원)를 공모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를 앞두고 미 정부의 제재 소식이 전해지자 전날 최종 공모가를 결정하지 못했다.
로이터 통신은 "센스타임이 홍콩증시 상장을 예정대로 진행할지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로이터는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센스타임은 예정대로 상장을 진행할 경우 추가 위험에 대한 안내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법률사무소 윌슨 손시니의 천 웨이헝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60일 후 발효될 이번 제재에 따라 미국인의 센스타임 투자가 제한되며, 센스타임 주식 보유자는 2022년 12월 9일까지 1년 이내에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제재는 센스타임 IPO에 중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며 "홍콩 증권거래소 역시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의 상장과 관련해 까다로운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9년 10월에도 신장위구르자치구 내 소수민족 탄압을 이유로 8개 중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면서 센스타임을 포함했다.
다만 센스타임은 미 정부의 제재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급성장했다.
중국 중앙정부가 미국과의 무역·기술전쟁 국면에서 자국의 첨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AI 기업에 대한 대규모 지원책을 펼치고 있는 데다 지방정부들도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센스타임의 AI 기술을 감시 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데 힘입은 결과다.
그러나 이번 홍콩증시 상장을 앞두고는 중국 당국의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 여파로 기술주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센스타임은 IPO 규모를 절반 이하로 줄였다. 애초 센스타임은 홍콩증시 IPO를 통해 최소 20억 달러(약 2조3천650억원)를 공모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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