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방송 "러-우크라 군사긴장 해소위한 외교 노력 고려한 듯"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약속했던 2억 달러 상당의 군사원조 제공을 전격 연기했다고 미 NBC 방송이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원조는 지난주에 공식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백악관이 갑자기 발표를 미뤘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은 러시아-우크라 국경 지역 긴장 해소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려는 미국 행정부의 고려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방송은 해석했다.
최근 들어 미국과 우크라이나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에 약 10만 명의 병력과 무기를 집결시키고, 내년 초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화상회담을 열고 긴장 해소 방안을 논의했으나 별다른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다만 양국 대통령은 실무진에 관련 문제를 계속 협의토록 하자는데 합의했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설이 제기되던 와중에 우크라이나는 약 한 달 전 미국 측으로부터 추가 군사원조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었다고 NBC 방송은 전했다.
2억 달러 상당의 군사원조에 어떤 내용이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방공시스템, 대함미사일, 재블린 대전차미사일 추가 물량, 무선통신 교란 장치, 레이더 시스템, 개량형 포탄, 의료물품 등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미국이 약속했던 군사원조를 갑자기 연기한 데 대해 당황해하고 있다고 방송은 소개했다.
일각에선 미국 측이 이 원조물자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실제 군사행동을 감행했을 때 사용할 카드로 남겨두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미국은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병합으로 러-우크라 간 갈등이 본격화한 때부터 우크라이나에 25억 달러 이상의 군사원조를 제공했다.
그 일환으로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탄약, 레이더 시스템 등이 우크라에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 지난 9월 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방미 때 6천만 달러 상당의 군사원조를 추가로 제공키로 약속했다.
이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지난 10월 10일 탄약과 정밀 무기, 레이더 장비 등 군사원조 물자 1차분이 우크라이나에 전달됐다.
뒤이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맞춰 같은 달 18일 2차 원조 물자가 키예프에 도착했다.
미 CNN 방송은 자국 국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총기와 탄약류 등으로 구성된 3차 원조 물자가 지난 9일 우크라이나에 도착했으며, 6천만 달러 지원 프로그램에 따른 4차 원조 물자는 내년 초에 전달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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