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포댐대 교수, 단순 실수 후 9페이지 해명 이메일 발송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 뉴욕의 명문 포댐대학의 수업에서 흑인 학생의 이름을 잘못 부른 백인 교수가 일자리를 잃었다.
뉴욕포스트는 11일(현지시간) 포댐대가 최근 작문 수업을 담당하는 크리스토퍼 트로건(46) 교수를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9월 말 흑인 학생 2명이 트로건 교수의 수업에 지각한 것이다.
당시 학생들의 과제를 읽고 있던 트로건 교수는 지각한 흑인 학생들을 거명하는 과정에서 2명의 이름을 혼동해 불렀다.
문제는 수업 이후 트로건 교수가 보인 행동이었다.
트로건 교수는 수업이 끝난 후 몇 시간 만에 당시 수업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9페이지에 달하는 장문의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흑인 학생의 이름을 혼동한 것은 '무고한 실수'였다면서 "인종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항변했다.
인생 전체를 정의와 평등, 포용을 위해 바쳐왔다고 주장한 그는 자신의 실수를 '혼란스러웠던 두뇌'의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여러분들이 학교 측에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내가 계속 이 수업을 맡을지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며 거듭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이 같은 메일은 오히려 역작용을 일으켰다.
포댐대는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트로건 교수를 해고했다.
학교 측은 해고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학생들은 트로건 교수의 과잉대응이 긁어 부스럼이 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학생은 "트로건 교수가 해고될만한 잘못을 하지 않았지만, 조그마한 사건에 대해 과잉반응한 것 때문에 사태가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트로건 교수가 이름을 잘못부른 2명의 흑인 학생 중 한 명인 챈털 심스는 "이름이 혼동됐지만 별로 화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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