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대표 영상 삭제에 中 관영매체 "美, 레드라인 지키겠단 뜻"

입력 2021-12-14 09:54  

대만대표 영상 삭제에 中 관영매체 "美, 레드라인 지키겠단 뜻"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 관영 매체는 대만 대표가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발언한 영상이 삭제된 것을 두고 "미국은 중국이 그어놓은 레드라인을 넘으려고 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글로벌타임스는 14일 논평을 통해 "이는 미국 정부의 대만에 대한 지지가 여러 차례 언급했던 것과 달리 바위처럼 견고하지 못하다는 신호"라며 이 같은 해석을 내놨다.
신문은 "오직 (대만 집권) 민진당 당국만이 미국의 대만 정책에 전적으로 의존한 채 바이든 행정부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따르고 있다"며 "차이잉원(蔡英文) 정권은 미국에 대한 지렛대가 없고, 일방적으로 미국의 포옹을 바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대만이 중국과 통일되는 것도 원하지 않고, 독립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며 "이런 점에서 대만 독립은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희생할 정도로 (미국과 대만의) 공동 목표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전 세계 110여개국을 초청해 화상으로 진행한 민주주의 정상회의 둘째 날인 지난 10일(현지시간) 대만 대표 탕펑(唐鳳) 디지털 정무위원(장관급 국무위원)의 발표 과정에서 중국을 빨간색, 대만을 녹색으로 표시한 지도가 등장했고, 몇 분 뒤 해당 영상이 삭제됐다.
탕 위원의 슬라이드 자료에 등장한 지도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비정부기구(NGO)인 세계시민사회단체연합체(CIVICUS·시비쿠스)가 각 지의 시민권 개방도를 색깔로 표시한 것이다. 대만은 개방 사회를 뜻하는 녹색으로, 중국은 폐쇄된 사회를 뜻하는 빨간색으로 칠해졌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영상 삭제 원인이 실수라고 해명했고, 대만 외교부 역시 "기술적인 문제 탓"이라고만 언급했다.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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