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맞대는 시진핑·푸틴, 반미 전략적 협력 어디까지

입력 2021-12-14 16:01  

머리 맞대는 시진핑·푸틴, 반미 전략적 협력 어디까지
빈번한 합동훈련·국방회담…"동맹보다 낫다…사상 최고 관계"
미국의 제재·견제에 '동병상련' 속 대미 억지력 공조 논의 전망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 영상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가운데 양국의 반미 전략적 협력 논의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은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협력과 전방위적인 실무 협력을 강력하게 하고, 어지러운 국제 정세에 더 많은 안정과 긍적적인 에너지를 불어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지러운 국제정세"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거센 압박 강도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국에 맞선 전략적 공조 강화 방안이 주로 논의될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가장 큰 관심을 양측 간 군사협력 강화다. 우크라이나와 대만을 두고 군사적 긴장이 고조한 탓이다. 올해 육·해·공군 및 국방장관 급에서 이뤄진 중·러 군사협력 강화 정도는 웬만한 동맹국 간 협력 수준을 훨씬 능가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까이는 양국 군용기 총 9대가 지난달 19일 예정된 훈련이라며 독도 동북방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한 일이 있었다. 또 10월 14일부터 사흘간 해상연합-2021 훈련을 실시한데 이어 같은 달 23일까지 일본 열도를 한바퀴 도는 합동순항을 했고, 8월 9∼13일 중국 닝샤(寧夏) 회족자치구의 칭퉁샤(靑銅峽) 합동전술훈련기지에서 총 1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합동 군사훈련 '서부연합-2021 연습'을 벌이기도 했다.

아울러 양국이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차원의 '평화사명-2021' 연합 대 테러 군사훈련(9월 중·하순 개최)과 같은 다자 군사활동에도 함께 참여했다.
또 7월과 11월 양국 국방장관 회담을 포함해 군 당국 간 고위급 소통도 활발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동맹은 아니지만 동맹보다 낫다"(10월22일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고 했고, 러시아는 "현재 러·중 관계는 사상 최고 수준이며 포괄적 전략 파트너 성격을 띠고 있다"(11월19일 푸틴 대통령)고 평가했다.



이 같은 군사협력은 한마디로 '전략적 반미 공조'라고 할 수 있다.
자국 남동부인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군사적 갈등 요인을 안고 있는 중국으로선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강화가 북쪽과 서쪽발 안보 위협에 대한 '보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대치하고 있는 러시아는 반대로 동북아 지역 안보 문제에서 중국에 '보험'을 들려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런 수준을 넘어 동맹에 준하는 중러 군사협력의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미일동맹 강화와 일본의 국방비 증액 추진 등에 주목하며 '미일 또는 한미일'과 '중러 또는 북중러' 양 진영 간 신냉전의 대치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하지만 동맹이 아닌 중국과 러시아가 대만, 우크라이나 유사시 상대국을 돕기 위해 미국과 맞서 참전하는 막대한 '출혈'을 감수할지는 불투명하다는 예상이 많다.지금은 양측이 미국의 압박과 제재에 직면한 '동병상련'의 입장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과거 중·소(소련) 국경분쟁과 미중 수교과정 등에서 심각한 불신을 겪었던 양국이기에 자국 안보에 직결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상대국을 위해 미국과의 전쟁에 휘말리는 결정을 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그럼에도 중·러에 대한 미국의 견제·압박 수위와 비례해 양국이 상호보완적 군사협력을 지속 강화함으로써 억지력을 높일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거의 없다.
대만과 우크라이나 두 개의 '전선'에서 중·러가 '협공'하는 상황이 미국의 '최대 악몽'이라는 점에서 양측이 이처럼 긴밀한 군사 공조 행보를 이어가는 것 자체가 미국에 일정한 억지력으로 작용하는 형국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올해 수준 이상의 내년 군사·안보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또 이란 핵과 북핵 문제 등 국제 안보 현안에서도 두 정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등에서의 긴밀한 공조 의지를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재 카드를 '전가의 보도'로 움켜쥐고 있는 미국과는 '엇박자'의 공조가 될 전망이다.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를 통한 호주 핵추진 잠수함 건조 지원 건을 핵무기 비확산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며 비판하는 데도 두 정상은 뜻을 같이 할 것으로 보인다.
그와 더불어 국제적인 에너지 수급 불안과 중국을 배제한 미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시도 속에 양국간 경제 협력 강화 방안도 주요 의제의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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