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사업기회 제공", SK "위법 아냐" 충돌…최태원 직접소명(종합2보)

입력 2021-12-15 22:30  

공정위 "사업기회 제공", SK "위법 아냐" 충돌…최태원 직접소명(종합2보)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 사건' 전원회의…결과는 다음주 발표 예정
최 회장, 대기업 총수로는 이례적 출석…취재진 질문엔 '묵묵부답'



(세종=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5일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을 소명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에 직접 출석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49분께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을 타고 공정위 청사에 도착했다.
남색 정장에 남색 넥타이 차림을 한 최 회장은 오른손에 서류 봉투 하나를 쥔 채 청사 안으로 들어왔다.
다소 긴장한 표정을 보인 최 회장은 '총수 본인이 직접 소명하러 온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수고 많으십니다"라고 말했을 뿐 답을 아꼈다.
'사익 편취나 부당 지원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이냐', '앞으로 위법이라고 판단 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살짝 미소를 짓기도 했지만 답변하지는 않았다.
곧장 안내데스크로 이동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손목 체온측정을 한 뒤 방문증을 받아 목에 걸고 4층 심판정으로 이동했다.
대기업 총수가 입장을 밝히기 위해 공정위 심판정에 직접 출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이날 공정위 청사 1층 출입구에는 포토라인이 마련됐고, 최 회장의 출석 장면을 취재하기 위해 취재진 50여명이 몰려들었다.



SK 실트론 사건의 핵심 쟁점은 최 회장이 LG실트론(현재 SK실트론) 지분 29.4%를 사들인 과정의 위법성 여부다.
2017년 1월 SK는 실트론 지분 51%를 주당 1만8천138원에 인수한 후 그해 4월 잔여 지분 49% 중 19.6%를 주당 1만2천871원에 추가로 확보했다.
공정위 심사관은 SK가 실트론 지분 51%를 취득한 후 경영권 프리미엄이 빠진 잔여 지분을 30%가량 싸게 살 수 있었음에도 19.6%만 가져가면서 최 회장에게 지분 취득 기회를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회사에 상당한 이익이 될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행위를 통해 동일인(총수) 등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특히 실트론 지분 가치가 올라갈 것을 회사와 최 회장이 미리 파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공정위는 최 회장이 실트론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사회를 여는 등 공식 절차를 밟지 않은 점도 문제 삼고 있다.
그러나 SK는 당시 최 회장의 지분 인수로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불투명했다고 주장한다. 반도체 산업 전망이 장밋빛이었다면 LG와 채권단이 왜 실트론을 매각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SK㈜가 주총 특별결의요건을 갖춘 70.6%의 지분을 확보한 만큼 추가 지분 취득이 불필요했고, 이를 아껴 2017년 7월 글로벌 물류회사 ERS 지분 인수와 이듬해 SK바이오팜[326030] 유상증자 투자 등으로 상당한 수익을 창출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원회의 심의는 심사관의 심사보고, 피심인(기업)의 의견진술, 심사관의 의견진술, 위원들의 질문 및 사실관계 확인, 심사관의 조치 의견 발표, 피심인의 최후진술 순으로 진행된다.
이날 전원회의에서는 공정위 심사관과 최 회장을 비롯한 SK 측이 치열한 법리 다툼을 벌였을 것으로 보인다.
심의가 종료되면 위원들만 비공개로 모여 위법 여부, 조치 내용 등 의결 내용을 합의한다.
전원회의에는 9명의 위원 중 4명이 제척·기피 사유로 빠지면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을 포함한 5명의 위원만 참석했다.
최소 의결 정족수가 5명이기 때문에 5명의 위원 중 단 한 명이라도 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할 경우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게 된다.
통상 심의 당일 의결 내용을 합의하지만, 위원 간 의견이 엇갈리거나 시간이 부족할 경우 별도 기일을 정해 합의를 이어서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합의 결과는 일주일 뒤 발표될 예정이다.
bob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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