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물가안정에 기여"…"기대 인플레이션 안정시켜야"
(서울=연합뉴스) 오주현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내년 물가 상승에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의 물가 오름세를 이끌 가장 큰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내년에도 2%대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면서 내년에는 원자재 가격 인상, 글로벌 공급망 차질,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방역 조치가 강화됐으나,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에는 아직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됐다. 이로 인한 소비 둔화 가능성은.
▲ 연내로 한정한다면, 한국은행이 당초 제시한 성장 전망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 내년 이후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정부 방역 조치의 기간과 강도에 달렸다. 향후 감염병 전개 상황과 그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 최근 물가 상승세에 대한 금리 인상 조치의 효과는.
▲ 최근 물가 상승 확대는 글로벌 공급요인이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수요측 상승 압력이 꾸준히 높아지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통화정책의 물가안정 효과가 과거보다 제약될 수는 있겠으나, 금리 인상 조치는 시차를 두고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 공급요인에 의한 2차 파급효과를 제약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물가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현실화할 경우 물가에 미칠 영향은.
▲ 정부의 재정지원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나타날지 여부는 재정 지원의 규모, 지원의 지속 기간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추경도 마찬가지다. 추경의 구성 내용에 따라 소비 증대 효과가 달라지겠으나 현재로서는 추경이 편성될지도 확실하지 않아 물가 영향을 논의할 상황은 아니다.
-- 금리 인상 조치에도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계속 오르고 있다. 이를 관리하기 위한 향후 조치는.
▲ 올해 들어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면서 일반인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물가 불안 심리가 확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단 현재의 높은 오름세를 진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하는 등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기대 인플레이션율 안정에 대한 고려가 반영돼 있다.
-- 내년에도 2%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전망했는데, 내년의 물가 오름세 이끌 가장 큰 요인은.
▲ 올해는 국제 유가, 원자재 가격 급등 등 공급측 요인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면, 내년에는 더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내년에 더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또 개인 서비스 물가 등의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목표 수준을 웃도는 물가 오름세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불안해진다면, 이 또한 물가 상승 압력 요인이 된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의 대응 계획은.
▲ 한국은행이 두 차례 먼저 금리를 인상하면서 한발 먼저 움직인 것이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여지를 줬다. 국내 상황에 맞게 속도를 끌어갈 수 있는 여유를 찾은 면이 있다. 정상화는 대외 요인보다 국내 요인을 보고 결정하는 것이 맞다.
-- 정부의 방역 조치 강화로 1월 금리 인상이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에 영향이 있을까.
▲ 지난 금통위 이후 내년 1분기 내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자고 했으나, 구체적인 시기는 미리 정해놓은 것이 아니다. 지난 금통위 이후 3주가 지났으나, 그사이 있었던 코로나19 확산세 심화, 방역조치 강화 등의 영향을 곧바로 이렇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금 통화정책과 관련해 말할 수 있는 것은 종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19와 방역 상황 등은 조금 더 지켜보면서 판단하고, 그에 따라 통화정책을 적절히 운용해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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