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서 OIC 회의…"최대 위기될 수도" 국제사회 행동 촉구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이슬람권 국가들이 파키스탄에서 국제회의를 열고 경제난에 빠진 아프가니스탄과 관련해 지원 방안 등을 모색했다.
이슬람권 57개국이 속한 이슬람협력기구(OIC)는 19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아프간 지원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임시 회의를 개최했다고 돈(DAWN) 등 파키스탄 언론은 보도했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국제사회는 지금 당장 (아프간 지원과 관련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아프간 문제는 인간이 빚어낸 최대의 위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칸 총리는 "아프간은 혼란으로 향하고 있다"며 이 혼란은 테러리즘과 싸움에서 무능해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미국 등 국제사회는 탈레반 정부와 일반 국민을 분리해서 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탈레반 정부는 인정하지 않더라도 현지 국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한다는 의미다.
1969년 창설된 OIC는 이슬람권 최대 국제기구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위시해 57개 이슬람 국가가 속한 조직이다. 4천만 인구의 99%가 무슬림인 아프간도 OIC 회원국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외교부 장관 등 OIC 회원국 대표가 참석해 아프간 지원에 대한 공감대를 넓혔다. 탈레반 정부의 외교부 장관인 아미르 칸 무타키도 참석했고 미국, 유럽연합(EU) 등의 대표단도 초청됐다.
아프간은 지난 8월 탈레반이 재집권한 후 만성적인 외화 부족이 심해지고 가뭄이 겹쳐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90억 달러(약 10조7천억원) 이상으로 알려진 해외 보유자산이 동결됐고 공공 부문 경비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해외 원조가 대부분 중단된 게 결정타가 됐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최근 아프간 인구 4천만 명 가운데 2천400만 명이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파키스탄, 러시아, 인도, 터키 등을 중심으로 아프간에 구호 물품을 보내고 있고 국제기구도 일부 구호 작업을 재개했지만 아프간의 경제난을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특히 탈레반 정부는 아직 국제사회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상태라 장기적인 대외 교류 추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제사회 대부분은 탈레반이 포용적 정부 구성, 인권 존중, 테러리즘 근절 등의 약속을 지키는지 지켜보며 외교 관계 수립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샤 마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교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아프간의 경제가 계속 무너져 내린다면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인도주의적 재앙을 피하기 위해 세계 각국 지도자는 탈레반 지도부와 교류할 방법을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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