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레반 여권발급 재개…수백명 긴 줄 '출국 러시'

입력 2021-12-20 13:59  

아프간 탈레반 여권발급 재개…수백명 긴 줄 '출국 러시'
외국서 치료·취업 원하는 이들 몰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탈레반이 한동안 중단된 여권 발급 업무를 재개하자 출국을 원하는 주민 수백 명이 몰려들면서 긴 줄이 만들어졌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19일 보도했다.
탈레반 정부는 이날 수도 카불에서 두 달 만에 여권 발급 업무를 다시 시작했다.
앞서 탈레반은 지난 8월 중순 정권을 잡은 직후 여권 발급을 중단했다가 10월 초 재개했으나 출국 인파가 갑자기 몰리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그러자 탈레반 측은 신원 확인 등에 쓰이는 생체 측정장치 고장을 이유로 발급 업무를 다시 중단했다.
이날 여권 사무소가 문을 열자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수백 명이 줄을 섰다.
AFP통신은 많은 이들은 전날 밤부터 기다렸다고 보도했다. 대부분은 치료와 취업 등이 필요한 이들로 유효한 여권을 확보해 출국하기를 원했다.
이날 여권 사무소를 찾은 모하마드 오스만 아크바리(60)는 "심장 수술을 하러 급하게 파키스탄으로 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아야 하는데 이곳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줄을 설 수 없을 정도로 기력이 쇠약한 환자들은 길가 구급차에서 대기했다.


사무소 주변에서는 탈레반 대원이 경비에 나섰다. 사람들이 많이 몰린 만큼 이슬람국가 호라산(IS-K) 등 과격집단의 공격을 막기 위함이다.
탈레반과 대립 중인 IS-K는 미국 등에 대한 탈레반의 태도가 온건하다고 비난하며 지난 8월 26일 카불 국제공항 자폭 테러로 약 180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이후에도 카불, 잘랄라바드 등에서 테러를 이어가고 있다.
탈레반 보안요원인 아지말 투판(22)은 사람들이 몰린 상황에서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아 우려된다며 "어떤 자폭 공격이나 폭발도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탈레반 측은 이미 신청된 여권 업무를 우선 처리하고, 신규 신청은 다음 달 10일부터 받을 예정이다.
탈레반 정부의 여권 발급은 자신들의 그간 약속을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국제사회 대부분은 탈레반이 포용적 정부 구성, 인권 존중, 테러리즘 근절 등의 약속을 지키는지 지켜보며 외교 관계 수립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미국 등은 탈레반의 보복이 두려워 필사적으로 탈출하려 하는 '서방 협력자'에 대해서는 인도주의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가니스탄은 만성적인 외화 부족, 가뭄, 실업 등이 겹치면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최근 아프간 인구 4천만 명 가운데 2천400만 명이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