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경제연구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대학교 전공과 무관한 분야에 취업하는 '전공 불일치'가 불황기라는 요인보다 임금 손실에 장기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최영준 연구위원은 BOK 경제연구에 실린 '전공 불일치가 불황기 대졸 취업자 임금에 미치는 장기 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직장 경력이 0∼1년인 근로자의 임금은 2009년 8.3% 감소했는데, 연구 모형을 통해 전공 불일치에 따른 영향을 제외하면 2.9% 줄어드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최 연구위원은 "전공 불일치 비율이 낮아지면 불황기라 하더라도 임금 손실은 적어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의 전공 불일치 비율은 50.1%로, 조사에 참여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29개국 중 인도네시아(54.6%) 다음으로 높았다.
전공 불일치가 임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한국에서는 전공 불일치율 1%포인트 상승 시 임금이 4.1%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전공 불일치에 따른 임금 감소폭은 OECD 평균 2.6%보다 두 배가량 크다"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2002∼2019년 통계를 활용해 연구한 결과 "불황기에 전공 불일치가 더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높은 교육열로 대학 진학률은 높지만, 일자리가 부족한 불황기에 전공 불일치 현상이 더 심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기업이 전공 불일치를 완화하기 위해 근로자에 대한 재교육 등 인적자본 확충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래 경력개발 경로 설정 등에 대한 사전교육을 강화하고, 불황 초기 전공과 맞지 않는 산업에 취직한 근로자들이 이직을 통해 전공 활용이 가능한 산업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u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