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22만채 전파·경제손실 328조원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장래에 일본을 강타할 가능성이 있는 대형 지진의 진원지로 거론되는 일본 열도 동쪽의 지시마(千島·쿠릴)해구와 일본해구(海溝)에서 규모 9 수준의 거대지진이 실제로 발생할 경우 사망자가 최다 2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일본 정부의 추계가 나왔다.
전체 길이가 2천800㎞에 달하는 두 해구는 일본 열도 북부에 위치한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일본 본섬에 해당하는 혼슈(本州)의 이와테(岩手)현 동쪽 태평양에 걸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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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두 해구 주변의 바다 쪽 지각(地殼)인 태평양판(플레이트)이 육지 쪽의 북미판 아래로 조금씩 파고들면서 두 판의 경계에서 뒤틀림 현상이 계속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응축되는 에너지가 한꺼번에 풀릴 경우 거대지진과 함께 쓰나미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11년 3월 11일 미야기(宮城)현 앞바다를 진원으로 하는 규모 9.0의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난 뒤로 두 해구를 진원으로 하는 지진 발생을 상정해 피해를 분석하고 대책을 강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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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전문가 검토를 거쳐 21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혼슈에서 가까운 일본해구를 따라 규모 9.1의 거대지진이 발생하면 도호쿠(東北)와 홋카이도 각지에 최고 10m가 넘는 쓰나미가 밀려올 것으로 예상됐다.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가 홋카이도 13만7천명, 아오모리(靑森)현 4만1천명, 이와테현 1만1천명 등 7개 광역지역에서 최다 19만9천명에 달하고 건물은 22만채가 전파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른 경제 손실은 전국적으로 31조3천억엔(약 328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다.
또 홋카이도에서 가까운 지시마해구를 따라 규모 9.3의 지진이 일어날 경우 홋카이도 동부를 중심으로 최고 20m를 웃도는 쓰나미가 덮칠 것으로 예측됐다.
이 경우 사망자는 홋카이도가 8만5천명, 아오모리현 7천500명, 미야기현 4천500명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10만명에 달하고 8만4천채의 건물이 전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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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거대지진이 겨울에 발생하면 쓰나미를 피하더라도 옥외에서 장시간 보내면서 생기는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을 우려가 있는 인원이 급증할 수 있다.
이 인원이 일본해구 거대지진을 상정하면 4만2천명, 지시마해구 거대지진은 2만2천명에 달할 것이라는 수치가 제시됐다.
그러나 쓰나미 대피 시설을 정비해 침수 예상 지역의 모든 주민이 지진 발생 후 10분 이내에 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전체 희생자를 80%가량 줄일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이 분석 결과를 토대로 두 해구에서 일어날 거대지진에 대비한 방재 대책을 구체화해 나갈 방침이다.
교도통신은 집권 자민당이 쓰나미 방재대책을 강화하는 특별법 개정안을 내년 정기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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