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리라 예금 보호할 것…외화로 바꿀 필요 없어"
1달러당 18.4리라→11.09리라로 가치 급등했다 반락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기준금리 인하로 급락한 터키 리라화 가치가 "리라화 예금을 보호하겠다"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 이후 급등했다.
21일(현지시간) 오전 6시21분 기준 터키 리라화는 1달러당 11.0935리라에 거래됐다.
전날 장중 1달러당 18.36리라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밤사이 리라화 가치가 무려 65% 폭등한 것이다.
이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리라화 예금 보호 수단을 예고한 데 따른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저녁 국무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리라 예금의 가치를 보호할 새로운 금융 수단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 리라 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리라 예금을 외화로 바꿀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새로운 금융 수단'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터키은행협회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표 이후 밤사이 약 10억 달러(약 1조1천90억 원)가 리라로 전환됐다고 밝혔으며, 로이터 통신은 은행 관계자 3명을 인용해 밤사이 10억에서 15억 달러의 외화가 리라로 전환됐다고 전했다.
다만, 밤사이 급등한 리라화 가치는 시간이 지나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전 11시 현재 터키 리라화는 1달러당 13.9060리라에 거래 중이다. 이날 고점과 비교하면 20%가량 급락한 셈이다.
올해 초 리라화는 1달러당 7.4리라 선에 거래됐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한 직접적인 원인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압력에 따른 터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외화 대비 자국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고, 시중 통화량이 증가해 물가가 상승한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9월 이후 4달 연속 금리를 인하해 19%이던 기준금리를 14%로 내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라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고금리는 해외 투기성 자본의 배만 불릴 뿐"이라며 "저금리로 생산과 수출을 장려하면 결국 물가가 잡히고 통화 가치도 회복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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